[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로봇과 인간의 차이점!
<프롤로그>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로부터 상처를 많이 받게 된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비혼을 선택하면서 반려동물과 같이 생활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반려동물은 최소한 상처를 주는 말을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 1999>에서 진화한 인공지능 로봇의 존재는 인간의 마음을 헤아리고 사랑을 할 수 있는 상대로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불합리한 요소를 가득 품은 인간보다 쉽게 상처받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래는 상상할 수 없는 많은 관계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이 가진 가장 소중한 사랑의 감정과 희생정신은 영원히 사라지지도 대체되지도 않을 것이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로봇과 인간의 차이점!
<영화 줄거리 요약>
리처드 마틴(샘 닐 분)은 가족을 깜짝 놀라게 해줄 선물로 가전제품을 구입한다. 설거지, 청소, 요리, 정원 손질 등 모든 집안일을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첨단 가전제품으로  심지어 아이들과 함께 놀아줄 장난감으로도 쓰일 수 있는 기적 같은 제품은 바로 가사 로봇 앤드류 마틴(NDR-114: 로빈 윌리엄스 분)으로 리처드를 주인님으로, 자아도취에 빠진 그의 아내를 마님으로 부르며 공손하고 부지런한 가사 로봇의 소임을 다한다. 그러나 기계답지 않은 이상한 질문들을 던져 때론 가족들을 곤란하게, 또 때론 요절복통하게 만드는 등 점차 그의 남다른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어느 날 앤드류가 만든 나무 조각상을 보고 로봇의 인간적 재능을 발견한 마틴은 그를 마치 친아들처럼 여기게 된다. 그리고 로봇 제조사 로보틱스에서 그를 불량품으로 간주하여 연구용으로 분해하기 위해 리처드에게 끊임없이 반환을 요구하지만, 오히려 앤드류를 보호해준다. 시간이 흘러, 어린 소녀에서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장한 작은 아가씨에게 점차 인간의 감정을 어렴풋이 이해하기 시작한 앤드류의 강철 심장에 수줍은 설렘이 찾아온다. 그러나 미처 깨닫기도 전에 작은 아가씨는 결혼해버리고, 아버지처럼 아껴주던 마틴이 숨을 거둔 후 앤드류는 자신을 이해해줄 자신과 같은 불량로봇을 찾아 기나긴 여행에 오른다. 수십 년 후, 천신만고의 모험 끝에 집으로 돌아오지만, 이제는 할머니가 되어버린 작은 아가씨와 나 그녀를 쏙 빼닮은 듯한 손녀 포샤를 만나자마자 그는 이제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열병을 앓는다. 인간이 되고 싶은 간절한 소망으로 그는 첨단과학을 이용하여 인간이 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로봇과 인간의 차이점!
<관전 포인트>
A. 앤드류가 보통의 인공지능 로봇과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은?
지하실을 청소하며 거미를 살려주고, 마틴 부부가 체스를 둘 때도 유심히 보면서 호기심과 탐구욕을 보이며, 작은 아씨가 건네준 유리 인형을 실수로 깨고 난 뒤에 실망하는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목공예술을 배워 모양이 똑같은 말 모양의 조각품을 선물하여 큰 감동을 일으키게 되는 등 학습능력과 감정이입이 인간에 닮았다. 주인 마틴은 이런 창의성, 호기심, 우정 같은 특징을 높이 평가하여 집안일을 줄이고 그의 능력을 개발해주기 위해 인간과 삶에 대한 개인 교육을 해준다.

B. 앤드류가 인간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순간은?
자신이 좋아하던 작은 아씨가 늙어 심장마비로 죽던 날 그는 인간처럼 눈물을 흘리며 슬퍼할 수 없는 것은 잔인한 것이라며, 과학의 힘을 이용하여 인공장기와 중추신경을 주입하고 고통도 느낄 수 있을 만큼 인간의 모습과 실수와 불안정하다는 감정까지 업그레이드하면서 포샤에게 청혼하여 허락을 받아낸다. 하지만 인간 법정에서는 로봇과의 결혼은 승인받지 못한다. 앤드류는 학습을 통해 “인간의 역사를 통틀어 수백만의 사람들이 죽음을 불사하고 쟁취하려 한 것은 자유”라면서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살기를 추구하게 된다.

C. 앤드류가 작은 아씨를 사랑하게 된 계기는?
작은 아씨는 앤드류가 만든 자명종 시계를 판 돈을 앤드류의 계좌에 입금해주고 피아노를 같이 치는 등 인격적인 대우를 해주지만, 결국 어른이 되어서는 남자 친구 프랭크와 결혼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앤드류는 자유를 갈망하게 되고 마틴 집안을 떠나게 되고  16년 후 마틴이 죽을 때 찾아와 그동안의 우정을 확인하게 된다. 인공지능 로봇에서 인간으로 진화하고 싶었던 앤드류는 주인인 마틴이 자신이 만든 명품 벽시계들을 판 돈을 모두 앤드류의 계좌에 넣어 주었고 그 돈으로 자신을 만든 과학자의 아들을 찾아가 과학의 힘을 동원하여 거의 인간과 흡사한 몸과 마음을 갖게 되자 작은 아씨의 손녀 포샤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D. 마지막에 앤드류가 죽음을 선택하는 이유는?
인간이 되고 싶었던 앤드류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포샤 옆에서 노화하게 만드는 물질을 주입하여 인간적인 죽음을 선택하게 된다. 법원에서는 이러한 숭고한 선택을 한 앤드류에게 인간이 되었음을 인정하며 동시에 한 여인의 배우자로도 인정하게 된다. 브레드 피드 주연의 영화< 트로이, 2004>에서도 신의 아들인 아킬레스도 “신들은 인간들을 질투해 신들은 죽으려 해도 죽을 수 없기 때문이지. 신들에겐 마지막 순간이란 게 없거든. 이 세상 모든 것들보다 인간들이 더 고귀한 것은 인간은 사라지기 때문이야”라며 인간이 유한한 삶을 산다는 것을 가장 부러워하기도 한다. 그만큼 한번뿐인 삶이기에 더욱 소중하고 후회없이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배우게 된다.

E. 인공지능을 다룬 주요 영화들은?
@스티브 스필버그 감독의 <에이 아이(AI), 2001>, @윌 스미스 주연의 <아이 로봇(I, Robot), 2004>, @ 데즈카 오사무의 애니메이션 <아스트로 보이-아톰의 귀환, 2009>, @휴 잭맨 주연의 <리얼 스틸(Real steel), 2011>,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그녀(Her), 2013>,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Big hero), 2014>, @휴 잭맨 주연의 <채피(Chappie), 2015>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로봇과 인간의 차이점!
<에필로그>
영화를 통해 인간을 인간답게 해 주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물질과 영생에 대한 욕심보다 인간다운 늙음과 죽음 같은 유한성을 갖고 싶은 숭고한 가치로 생각하는 로봇을 통해 우리가 늙어가고 언젠가 죽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럽고 행복한 여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기에 지금 가진 모든 것에 감사하고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상처 주지 않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이 행복의 핵심가치일 것이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