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행복하고 싶을 땐 선물을 고른다!
<프롤로그>
12월 첫눈이 내리면 지나온 크리스마스의 추억이 하나 둘 떠 오른다. 어릴 적 크리스마스 아침이면 무심코 잠에서 깨어 손으로 머리맡을 만졌다. 그럴 때는 어김없이 산타가 ‘캐릭터가 그려진 필통’이나 ‘하모니카’ 같은 선물을 두고 간 것을 알고 무척 행복해했던 기억이 난다. 많은 크리스마스 영화 중 가장 크리스마스다운 영화가 <34번가의 기적/ Miracle On 34TH Street, 1994>이다. 산타로 나온 배우 ‘크리스 아텐보로’는 가장 산타의 분위기가 나는 배우로 뽑힐 만큼 인자한 얼굴과 하얀 수염, 포근한 몸매를 가졌다. 외형적인 모습 뿐만 아니라 위트가 넘치고, 어린이를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져 완벽한 산타의 모습을 그려낸다.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생각하면서 따뜻하고 행복한 연말 연시가 되길 기원한다. 산타클로스를 믿으며 크리스마스의 나눔과 사랑의 정신을 실천한다면 당신도 산타클로스이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행복하고 싶을 땐 선물을 고른다!
<영화 줄거리 요약>
아빠 없이 외롭게 자란 6살 ‘수잔(마라 윌슨 분)’은 엄마의 현실적 교육방식으로, 모든 어린이의 영원한 동경과 환상이 대상인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갖지 못하는 소녀였다. 그러나 수잔의 이러한 생각은 엄마 ‘도로시 월커(엘리자베스 퍼킨스 분)’가 다니는 백화점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홍보용 산타로 일하게 된 ‘크리스의 등장(Kriss Kringle:산타클로스의 독일 이름)’으로 완전히 바뀌게 된다. 수잔에게 산타의 존재를 믿게 하려는 크리스의 노력으로 수잔은 물론이고 바쁜 현실 속에서 각박하게 살아가던 많은 인물도 마침내 사랑과 믿음,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새로이 눈을 뜨기 시작한다. 산타클로스의 기적이 드디어 수잔의 가슴 속에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크리스의 활약으로 백화점 영업이익이 급증하자 경쟁사에서는 크리스에게 없는 죄를 만들어서 재판에 올린 후, 자신을 산타라고 하는 크리스를 정신병자로 몰고 간다. “산타가 존재하지 않으니, 크리스도 산타가 아니다”라는 판결을 얻어 내려는 상대측과 그것을 변호하는 크리스의 친구들, 이를 재판하는 판사의 마음도 처음에는 믿으려고 하지 않지만, 크리스를 보면서 아름다웠던 동심을 떠올리게 되면서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하게 되고 산타라는 판결을 받게 되면서 결국 훈훈한 크리스마스를 만들어 간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행복하고 싶을 땐 선물을 고른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행복하고 싶을 땐 선물을 고른다!
<관전 포인트>
A. 진짜 산타인 ‘크리스 크링글’이 크리스마스에 홍보 산타로 활동하게 된 배경은?
가짜 산타가 술을 마시며 산타 흉내를 내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이들의 ‘아름다운 환상’이 깨질 것을 우려하여 본인이 직접 백화점의 홍보 산타가 되기로 결심한다. 또한 수잔 가족처럼 마음이 메말라버린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의 정신을 일깨워주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B. ‘수잔’이 산타에게 어떤 소원을 빌면서 진짜 산타임을 증명해 보이라고 했나?
마당이 있고 그네가 있는 멋진 집을 선물로 받기를 원했고 혼자 바쁘게 살아가는 엄마에게 멋진 남편이 생기기를 원했는데, 결국 마당이 있고 그네가 있는 멋진 집을 가진 변호사 브라이언과 결혼에 골인하게 되는 엄마를 보며 산타의 존재를 믿게 된다.

C. 현실 세계에서 백화점의 홍보 활동을 하던 ‘크리스’가 진짜 산타임이 나타나는 부분은?
백화점에서 한 아이의 엄마가 장난감 가격이 부담스럽다고 걱정하자, 크리스는 옆 라이벌 백화점에서는 장난감이 반값이라는 정보를 알려주며 “어디서 사든 어린이만 행복해하면 돼요”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그가 진짜 산타임을 알 수 있다.

D. ‘크리스’가 진짜 산타임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증거는 ?
법정에서 수잔은 판사에게 1달러 지폐를 크리스마스 카드에 넣어 가져다준다. 판사는 거기에 쓰여있는 한 문장을 바탕으로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인정한다. 그것은 바로 1달러 지폐에 쓰여 있는 “ IN GOD WE TRUST(우리는 신을 믿습니다)”이다. 판사는 연방 정부가 특별한 물증 없이 미연방 정부 재무성에서 발행되는 지폐에서도 신의 존재를 인정했듯이 뉴욕시 재판정에서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산타의 존재를 인정하기로 한다. 그야말로 기발한 증명법이 되었다. 미국 정부에서도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는 없지만, 신이 존재함을 알기에 이렇게 지폐에까지 인쇄한 것이고, 같은 논리로 산타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과학적, 이론적 증명은 필요하지 않다. 그러므로 산타는 존재하는 것이며 그것이 ‘크리스 크링글’임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결국, 재판 장면을 통해 산타클로스가 진짜 존재하는지의 여부보다 산타클로스에 대한 믿음과 그가 대변하는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명확하게 설명하게 된다.

E. 1947년에 개봉한 영화에서 산타클로스를 증명한 증거는?
1947년 흑백영화로 개봉된 영화에서는, 산타클로스에게 배달된 수만 통의 편지가 뉴욕시 법정으로 배달되면서, 판사는 공신력이 있는 우체국이 제대로 배달을 한 것으로 판단하여 ‘크리스 크링글’을 산타로 인정하게 된다.

F. 수잔이 산타 할아버지에게 소원을 부탁하는 편지에 회신한 산타의 편지 내용은?
[착하고 예쁜 수잔, 안녕? 내가 늘 수잔 어머니한테 얘기하는데 아직도 믿지 않으시는구나. 수잔! 나는 산타클로스가 맞단다. 북극에서 나고 자랐고, 크리스마스이브가 되면 순록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세상 모든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러 다니지. 바쁘지만 수잔 같은 어린이 친구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하단다. 수잔의 어머니도 어렸을 때는 나에게 소원을 빌던 아이였다는 거 알고 있니? 그러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날 잊고 지냈던 것 같구나. 수잔, 보이는 것만 믿기 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도 믿는 게 더 중요해. 엄마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수잔의 그 마음은 보이지 않잖니. 하지만 분명히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건 수잔이 더 잘 알 거고, 그렇지? 비슷한 거란다. 사람들이 산타클로스를 믿지 않으면 않을수록 이 세상은 더욱 의심이 가득해지고 삭막해질 거야. 수잔의 친구들을 잘 보렴. 산타클로스를 믿고 있는 어린이들은 무척이나 행복해 보이지 않니? 그러니까 우리 수잔도 나를 믿고, 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메리 크리스마스!]

G. 크리스의 고객 응대 방식이 백화점에 미친 영향은?
백화점에 없는 상품을 찾는 고객에게 경쟁사 백화점을 소개해준 크리스의 응대로
500명 이상의 고객이 사장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자, 사장은 경영진을 불러 산타클로스의 방식대로 “친절하고, 따뜻하고, 이윤보다는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응대 방식”으로 고객을 대하라고 지시한다. 결국 그런 시민의 행복을 추구하는 방식이 백화점에 큰 이윤을 가져오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행복하고 싶을 땐 선물을 고른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행복하고 싶을 땐 선물을 고른다!
<에필로그>
한때 영국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산타클로스는 어른들이 만들어 낸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얘기해서 아이들이 큰 혼란에 빠진 사건이 있었고, 이에 교육위원회는 아이들 동심에 큰 상처를 남긴 교사를 전격 해고한 사례가 있었다. 영화 <34번가의 기적>에서처럼 우리는 오직 눈에 드러나는 진실과 과학적인 근거로만 살아가기에는 풀 수 없는 수수께끼가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크리스’는 “ 내 존재를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의심으로 가득 찬 인생을 살게 될 뿐이요”라며 산타, 천사 같은 절대적인 선에 대해서는 마음으로부터의 믿음이 필요할 것 같다(첨부: 필자의 딸이 어릴적 산타할아버지에게 보낸 카드처럼). 갈수록 이기심과 증오로 가득 찬 지구촌에 우리 스스로가 기적처럼 산타와 같은 신비하고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어 따뜻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원해본다. 언제나 누군가를 위해 선물을 준비하는 여러분의 별명은  산타클로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