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최악의 지진이 일본에서 발생했다. 거대한 쓰나미가 할퀴고 지나간 일본 동남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상상을 초월하는 인명과 재산피해, 그리고 거의 모든 영역에서 대란을 방불케 했다.
이러한 전례없는 위기에 대한 부정적 파급효과의 목소리가 컸다. 곧 일본 주식은 폭락하고 이는 세계 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빗나갔다. 오히려 엔화가치는 상승하고 주식은 오르고 있다.

세상의 트렌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교과서적인 접근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앞으로 일본의 재건 붐이 일면서 세계 경제가 활성화 될 듯하다. 한쪽의 위기가 다른 부분의 호기를 가져 오는 역류현상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어떤 전문가는 이야기 한다. ‘이번 지진은 아무리 절약정신이 강한 일본국민이라도 더 이상 자동차와 집을 사는 것을 미루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부러 긍정의 힘을 불러 일으켜 보자는 것이 아니다. 이번 지진이 가히 가공할 만한 충격파를 주고 위기를 불러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위기는 곧 호기를 만들어 낸다. 일본의 지진은 우리나라에게는 더욱 호기 일 수 있다. 자동차와 철강, 전자 산업 등은 일본의 공백을 빼꼼히 채우는 반사이익을 볼 것이다. 이웃나라의 지진이 우리에게는 재앙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이를 사전에 대응하라는 메세지를 던져 주고 있다. 이번 지진이 다른 여러나라에게는 반면교사의 도움이 된 셈이다.

위기는 위기로만 우리를 괴롭히지 않는다. 위기는 곧 호기로 올수 있으니 위기에서 호기를 건져 내야 한다. 이는 남의 불행을 이용하여 이득을 챙기는 정의롭지 못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어렵고 힘들 수록 쉽고 편안한 상황이 도래할 테니 이를 비전으로 챙기라는 말이다.

대개의 위기상황에서 우리는 망연자실 한다. 스스로 절망과 당혹감을 만들고 극복의지를 무디게 한다. 그러나 기회의 여신은 위기로만 싹쓸이 할 만큼 야속하지 않다. 절대 두 번 죽이지 않는다. 위기로 병을 주고 호기로 약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위기는 재발 만 되지 않으면 역기능 보다는 순기능이 더 많다. 짠돌이 일본은 이번 지진으로 소비가 되살아날 것이다. 세계 경제의 물동량도 잘 돌아 갈 것이다. 지구촌은 변화무쌍한 역동성으로 활기를 찾을 것이다. 위로와 구호의 손길을 보내는 공감대는 세계의 인심을 다시끔 훈훈하게 지펴줄 것이다.

‘한번 부러진 뼈는 다시 그 자리가 부러지지 않는다’ 는 말처럼 위기가 물러나면 그만큼 내성이 강해 질 수 있다. 게다가 항상 절망의 문턱에는 희망의 끈이 함께 놓여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