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새해가 밝았다.
전국 어디서나 해를 볼 수 있었던 맑은 한해의 시작점이었기에 어느 동쪽 바다, 어느 산 정상, 하다못해 건물옥상에서라도 해맞이로 기축년을 시작했던 사람들이 많았으리라. 더불어 작년의 모든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소망행사도 잊지 않았을 것이다. 2008년의 팍팍한 경제가 2009년에는 팍팍 돌아가길 희망하는 메시지를 담아서……

이처럼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것은 이른바 ‘송구영신(送舊迎新)’으로 통한다. 그러나 옛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환영한다는 직역의 의미에서 송구영신(送舊迎新)을 2009년에는‘옛것을 되찾고 새로운 것을 버리자는 ‘송신영구(送新迎舊)’로 거꾸로 발상전환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무슨 새해의 본질을 희석하는 궤변이냐?”라고 할지 모르지만 요즘 유행하는 디테일(Detail)의 시각으로 해석하여 무조건 옛것을 다 버리는 게 아니라 옛것의 좋은 점은 취하고 무분별하게 새로운 것에 대한 받아들임에는 다소 신중해 지자는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옛것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은 자칫 딴지를 거는 사고로 변질된다. 새해에도 변함없는(?)우리 국회를 보자. 00당은 이전의 00당의 정책은 무조건 나쁘다고 뒤집고 00당은 00당의 새로운 법안에 거의 환영하는 일이 없다. 모두들 자기네 새것이 좋으니 그것으로 해달라고 해머 또는 드릴까지 들고 심지어 자기들 영역표시까지 하며 강짜를 부리고 있다. 참으로 송구영신을 너무 잘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옛것이 다 나쁜것이 아니고 새것이 다 좋은 것이 아니다. 지난해의 잘한 것,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은 살려내서 올해로 가져와야 하고 올해의 무모한 것, 검증되지 않은 것, 새로이 시도했을 때 무리가 되는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새해가 밝았으니 새술은 새 부대에 넣자는 식으로 마냥 옛것,남의것,모르는 것 포맷(format)하지 말고 버릴것, 살릴것, 받아들일 것 잘 선별하는 한해가 되도록 하자.
옛것이라도 챙겨갈것은 다 챙겨가자. 새해에는 새로운 인맥을 만나는 것보다 예전의 좋은 인맥을 다시 살리고 현재의 인맥이 느슨해 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더 신경을 쓰자. 경기도 어려운데 무모하게 변화를 추구 하려고 하지 말고 나의 소중한 자원을 방어하는데 힘을 기울여 보자. 세상에는 버려야 하고 변해야 할 구습(舊習)도 있지만 진정 변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는 것이다.가령 우리의 규범, 문화, 정서 등은 트렌드에 맞게 변하더라도 기본적인 인성, 가치관은 변하지 말아야 하는 것인데 특히 후자가 송신영구(送新迎舊)로 지켜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한쪽으로만의 편협한 사고는 원만한 진행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과거에만 집착하여 옛것만 고집하는 사고는 시쳇말로 ‘수구(守舊)꼴통’이 되고 여과없이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용을 강조하는 사고는 막말로 ‘진보(進步)먹통’이 된다.한결같이 공회전하는 나랏일 하는 장터를 보고 있노라니 영향력 꽤나 있는 나랏님들이 꼴통과 먹통의 꼬리표를 달고 다닐까봐 심히 걱정된다.


지금 상황에선 뭘 해도 안되니 오죽 답답하면 차라리 송신영구( 送新迎舊) 하라고 하겠는가? 새해에는 신구(新舊)가 조화로운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송구영신(送舊迎新)새해에는송신영구(送新迎舊)도 해 보면서 돌파구를 찾았으면 한다.

어려운 때이지만 모두 기운도 내고…..그래도 대한민국은 굴러가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