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에서 뜨고 있는 고급 외식 프랜차이즈
일본도 경기침체 속에 소득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산층 이하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져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인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면 경제의 글로벌화 영향으로 일부 상류층들의 소득은 급증하고 있습니다.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외식시장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서민층 대상의 ‘요시노야’ 등 규동(쇠고기덮밥)이나 우동 체인 등은 식자재비의 급등 속에서도 판매가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가 식당이나 차별화된 전문 레스토랑의 경우 판매 가격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양상입니다.

지난주 일본에서 뜨고 있는 식당 레스토랑을 이용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서부 간사이 지역의 오사카와 교토를 중심으로 영업중인 고급 ‘와쇼쿠(일본정식)’ 프랜차이즈 체인점인 ‘간코(がんこ)’입니다. 현재 오사카 2개, 효고현 2개, 교토 1개, 와카야마현 1개 등 총 6곳에 문을 열고 있습니다. 제가 가본 곳은 효고현 소재 간코 ‘산다의 마을’ 점포였습니다.

일본 서부지역에서 명산으로 유명한 고베시의 롯코산을 넘어 산촌인 산다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고베 시내에서 승용차로 2시간 가량 걸렸습니다. 산촌여행을 함께 해준 일본인 지인 부부가 사전예약을 해둔 덕분에 점심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산다의 마을은 대도시에서 1시간 이상 떨어진 외진 산촌마을에 있지만 주말엔 사전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다고 합니다. 평일에도 대부분 만석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인의 설명에 깜짝 놀랐습니다. 일본이 장기불황을 겪고 있다는 뉴스가 꼭 맞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장사가 잘 되는 곳은 되고, 안 되는 곳은 안 되는 글로벌 소비시장의 단면을 보는 듯 했습니다. 기자가 방문한 토요일 낮 시간에도 대저택을 개조해 만든 식당 안 100여 자리는 빈 곳이 없었습니다. 동석했던 지인은 “3월 말 꽃구경을 가다가 식당에 들렸더니 자리가 없어 이번엔 인터넷으로 2주일 전 예약을 했다”고 귀띔했습니다.

갸격은 점심 정식 1인분에 2000-2500엔(3만 원선) 정도 였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일본식 정식을 연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초밥 정식을 시켰습니다. 지역 동네에서 나는 제철의 봄 나물도 곁들여 나왔습니다. 깔끔하고 손맛이 있는 요리였습니다.

간코 체인점의 가장 큰 특징은 요리보다 장소에 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현재 영업중인 6개소 모두 오래된 대저택을 개조해 만들었습니다. 기자가 방문했던 곳은 가마쿠라시대(12세기 무렵의 일본) 지역 영주의 저택을 그대로 활용해 식당으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1000여년 역사를 가진 고옥도 멋있었지만, 정원과 주변 풍경이 일품이었습니다.교토나 오사카의 다른 점포도 전부 옛 고택을 활용해 운치있게 꾸몄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서울 인사동 등에 유명한 한정식 집들이 꽤 있습니다. 요즘 이들 매장을 찾아보면 좀 낙후돼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한옥 고택을 살리면서 깔끔하게 리모델링해 프랜차이즈 형태로 고급 한정식을 운영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지금도 한정식 레스토랑이 있지만 음식에만 치우쳐 있고 장소는 고려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도시 인근의 고택을 잘 리모델링하고 음식과 운영 형태를 표준화한다면 잘 될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