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기는 일본도 마찬가지다.특히 경기에 민감한 건설회사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매출 감소를 겪는 일본 주택건설 업체들이 젊은 세대를 겨냥한 고급 임대주택 사업을 최근 강화하고 있다.
굴지의 건설회사인 다이와하우스는 최근 임대용 단독주택 건설 사업에 신규 진출했다.이 회사는 지난 3월 부촌으로 소문난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고급 주택가에 ‘니시노미야 서니힐스’를 완공했다.
약 5000㎡(약 1515평)의 부지에 16채의 고급 임대 주택을 지었다.실내 면적이 110-300㎡로 넓지만 방을 최대 2개만 넣어 입주자 취향에 따라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만든 게 특징이다.
월 임대료는 23만5000-56만엔(약 300-730만원) 선이지만 입주자 모집 한달만에 전량이 소진됐다.연령별로는 30대 입주자들이 많았다.
무라카미 겐치 사장은 “서니힐스는 우리 회사 임대사업의 모델 케이스가 될 것”이라며 “고급 주택가에 집을 구입할 큰 자금은 없지만 부촌이 살기를 원하는 고소득 젊은층의 수요가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도쿄급행전철도 지난 2월 임대주택 사업을 시작했다.요코하마시의 ‘스타일리오 야마시타공원 더 타워’가 첫 번째 작품.지상 18층짜리 빌딩에 142세대(방1개)를 넣을 계획이다.임대료는 10만-20만엔으로 독신자나 젊은 맞벌이 부부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열차 선로 주변의 땅을 개발해 주택분양 사업에 주력해 왔으나 앞으로 부동산 사업을 ‘판매’에서 ‘임대’ 중심으로 전환키로 했다.
이와이 타쿠야 주택사업부장은 “젊은 세대들이 주택 구입을 선호하지 않아 임대주택 건설로 방향을 바꿨다”며 “향후 5년 내에 3000호 가량의 고급 임대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로 주변 지역에 임대주택을 지어 신규 입주자를 늘릴 경우 본업인 철도 이용자도 많아져 ‘일거양득’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예기치 않은 사고로 집에서 사고를 당하는 고령자를 겨냥한 서비스에 나서는 건설업체들도 나타났다.특히 은퇴 후 자택에서 노후를 보내는 고령자들이 거동하기 쉽도록 주택 내부를 고쳐주는 주택 개조(리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아예 ‘고령자 전문’을 내세우는 건설회사들도 등장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집에서 넘어지거나 욕실에서 익사하는 등의 사고로 숨진 사람이 1만2415명에 달했다. 이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9683명으로 78%를 차지했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8268명)보다 가정에서 불의의 사고로 숨진 사람이 훨씬 더 많았던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2003년 이후 6년째 이어지고 있다.
주택 개조업체들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휠체어를 사용하는 노인들을 위해 집안 곳곳의 문턱을 없애고,이동하기 쉽게 벽면에 손잡이를 설치해 준다. 또 노인들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마루를 고치거나 조명기구를 바꿔주고 화장실,침실 등에서 급한 사고를 당했을 때 긴급 구조를 요청할 수 있게 비상벨도 달아준다.
고령자 대상 주택 개조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신제품들도 대폭 늘었다. 조작이 간편하고 힘이 적게 들어가는 샤워기와 변기,문턱을 없애주는 연결기구,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욕조에 들어가기 쉽게 만든 욕조용 리프트,1인용 소형 엘리베이터 등이 인기다.
요시다마사시설계사무소 관계자는 “집안의 동선을 따라 손잡이를 달고 욕실이나 화장실을 노인용을 바꿔주는 데 약 200만엔(2500만원) 정도 들어간다”며 “고령자를 대상으로 폭리를 취하는 사례도 많아 여러 업체를 비교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불황 속에도 새로운 블루오션은 있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