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서로 협력하면 더 수월하고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자기 혼자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글로벌 시대에서 패배로 가는 지름길이다.” 세계적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잭 웰치의 말이다. 이제 혼자 하는게 아니라 산업간, 업종간의 벽을 넘어 함께 상생협력해야 생존할 수 있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4차산업 혁명시대에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3D프린팅 기술 등의 융합, 그리고 다양한 산업과의 연계나 협업이 절대 필요하다.

애플이나 구글 같은 세계적인 회사의 창업과정을 보면 혼자가 아니라 각자 강점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협업해서 일궈낸 것임을 알 수 있다. 함께 협업해서 새로운 가치나 시너지를 창출하는 능력과 성과를 만들어내는 역량이야말로 창조의 핵심 요소다. 21세기는 무한경쟁과 무한협력이 공존하는 시대이다. 대차대조표상 변동이 적고, 서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며, 자원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상생협력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완구업체 영실업은 기아자동차와 협업으로 “또봇” 장난감을 만들어 50% 매출성장과 2배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기아자동차도 미래의 잠재고객인 어린이들에게 기아자동차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었다. 도요타는 협력업체 덴소와 공정개선, 신기술 개발 등의 상생협력으로 30% 원가절감 성과를 공유하면서 도요타는 세계1위 자동차 회사, 덴소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회사가 되었다.

이처럼 상생협력은 손을 잡는 양쪽 모두 승자가 될 수 있다. 어느 한 쪽만의 이익이 아닌 공동의 이익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서로의 강점을 공유함으로써 상호호혜적인 관계가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상대방의 강점을 활용하려면 우리의 강점도 내놓아야 한다. 이른바 주고받기(Give & Take) 전략이다. 그러려면 먼저 우리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 다음 상대방에게서 무엇을 얻을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찾아야 한다.

한국인은 혼자서는 잘 하는데, 여럿이 함께 하면 협력이 잘 안된다. 반면에 일본인은 개인별로 보면 형편없는데, 뭉치면 단결이 잘 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독일, 일본 등에서는 기업들간의 상생협력을 통해 서로의 경쟁력을 높인 사례가 너무나 많다. 반면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혼자서 다하지 않고 함께 하면 이익을 덜 본다 생각하고 뺏긴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제 작지만 강한 중소.중견기업을 많이 육성해서 어려운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우리 조상들의 두레, 품앗이, 계 같은 상부상조하는 미풍양속의 정신을 계승하여 보다 더 적극적인 상생협력과 협업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14)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