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경제가 끝없이 추락하는 시기에 손발로 뛰면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지방공직자가 있고, 예측할 수 없는 경영전략을 실험하기 위해 밤낮으로 뛰어 다니는 공무원이 있다.

조직 구성원들의 창의력을 이끌어 내고, 최고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일과 학습의 균형을 이루려는 기업가가 있다. 그런 분들을 만날 때마다 머리 조아려 존경을 표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반면에 한심하다 못해 불쌍한 집단이 있다.

철학과 영혼이 없는 집단이다. 특히, 국민 위에 군림하는 지도자 위치에 있으면서 자신들의 직업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신의 책무가 어떤 것인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직업 철학과 영혼이 없는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 본다.



첫째, 그들은 공부를 하지 않는다.



책도 읽지 않고 강의도 듣지 않는다. 고시에 합격하고 젊은 나이에 공직에 입성했지만, 그게 끝이다. 학습이 멈추었으니 머리 속에 들어 있는 언어의 수준은 형편없이 거칠고 천박하다. 속된 언어와 맞지 않는 문장을 마구잡이로 뱉어 낸다. 격조 높고 품위 있는 어휘란 찾아 볼 수가 없다.

의미 있는 말과 글을 표현할 줄 몰라 생각나는 대로 내뱉다 보니 시비가 잦다. 깊이 있게 생각할 창의성이 없고 다양하게 표현할 어휘력이 부족하다. 학벌은 좋은데 실력이 부족한 이들도 마찬가지다. 공부한다는 게 고작 자기 분야의 책만 달달 외우거나, 쉽고 재미있는, 가볍고 편한 책만 들고 다닌다.





둘째, 그들은 말보다 몸이 앞선다.



논리적인 협의나 토론보다는 폭력을 앞세운다. 설득과 타협도 할 줄 모르니 쓸데없는 트집을 부리고 사소한 일로 시비를 건다. 몸이 부족할 때는 도구를 쓴다. 망치와 파이프를 든다. 국가와 사회를 지탱하는 법과 질서, 도덕과 윤리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생각과 주장을 정확히 전달할 논리와 근거를 제시할 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기 전에 몸과 폭력과 파괴를 앞세워 무식한 힘을 과시하려 한다. 자신들의 인격과 직업의 가치를 스스로 무너뜨린다. 직위에 맞는 권위와 명예가 따를 리가 없다.





셋째, 그들은 집단적 사고(Group Thinking)의 한계에 빠져있다.



자신들의 생각은 모두 옳다고 주장하며 남의 말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집단 내 소수의 올바른 의견은 받아 주지 않으며, 입 큰 개구리의 목소리가 전체의 의견인양 떠들어 댄다. 한두 명의 잘못에 대해서는 집단적으로 따돌림을 한다. 혼자 있을 때는 꼼짝도 못하면서 다수의 힘을 빌어 잘난 체를 한다.

집단의 힘이 없이는 하루도 존재할 수 없다.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릴 줄 모르면서 자기들끼리만 몰려 다닌다. 구성원 모두가 남의 도움과 힘을 빌어 생존하고 있다. 스스로 설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렇게 존재해야만 하는 처지가 불쌍할 뿐이다.





넷째, 그들은 미래가 없다.



미래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훗날을 생각한다면 그럴 수가 없다. 몇 년 후의 표밭을 두려워하거나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지금 그럴 수가 없다. 오직 지금의 처지와 권위와 권력을 만끽하려 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은 고사하고 자신들의 생존방침도 없다. 그저 지금 잘리지 않기 위해 몸부림을 칠 뿐이다. 그런 모습이 더욱 초라하다는 걸 본인들만 모른다.





끝으로, 국가와 사회 발전에 해로운 존재들이다.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들의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리가 만무하다. 우리 애들이 그들을 보면서 무얼 배울까 걱정이 된다.

각 기업과 단체에 나가 사회 윤리와 장인정신, 직분의식 등을 가르치면서도 젊은이들이 그런 사람들에게 나쁜 것만 배울 것 같아 걱정이다. 그래서 요즘은 그런 사람들을 줄이고 남는 재정으로 다른 분야에 투자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플라톤은 “철학이 있는 자가 리더가 되든지 리더가 철학이 있어야 국가와 민족은 융성할 수 있다.”고 했다. 철학도 영혼도 없는 자들이 지도자 위치에 앉아 국가와 민족의 힘을 약화 시키고 있다.

존 로크는 저서“통치론”에서 “사고(思考)를 멈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한 분야의 책만 읽고 한 가지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끼리만 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야를 넘나드는 리더십이 절실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