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미치도록 도망치고 싶고,



왕창 무너지고 싶고, 때론 망가지고 싶을 때가 있다. 뭔지 모를 두려움으로 머리가 쪼개질 것 같고, 막연하고 불확실한 미래가 무서울 때가 있다. 이렇게 힘들 때가 또 있겠나 싶어 차라리 현재로부터 사라지고 싶기도 하다.



그 당시엔 그렇다.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고 나서 후회도 하고,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해 놓고 초라한 자신을 원망했다. 하지 않으면 더욱 좋았을 일을 벌여 놓고 마무리도 못한 채 엉거주춤 덮어 놓은 적도 있다.



당시엔 그랬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어느 정도의 궤도에 올라 뒤돌아보니 정말 잘한 일이었다. 당시 그런 일들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결과는 절대로 있을 수 없음을 느낀다.





그들이,



수 많은 역사의 인물들이, 수백 년 수천 년을 이어 오는 동안 인류문명을 발전시킨 위대한 사람들이,



실패의 결과가 두려워 손도 대지 않았더라면, 실수가 겁나서 시도조차 하지 않았더라면, 남들의 평가와 눈총이 무서워 망설이기만 했더라면, 지금 우리는 인터넷도 할 수 없고, 컴퓨터는커녕 전기도 없었을 것이다. 자동차는 물론 자전거도 탈 수 없었을 것이다. 줄기세포와 생명공학은 물론이고 감기나 소화불량조차 치료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린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



미래를 불안해 하거나 불확실한 미래를 피해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 어차피 피할 수도 없고, 머물고 할 수도 없는 시간의 흐름에 우린 놓여 있다. 오지 못하게 해도 오고, 가지 말라고 해도 가는 세월의 순간에 우린 살고 있다. 딱 한 번 살아가는 삶이다.



그래서 우린 도전해야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고, 하기 싫은 일도 해보고, 적성에 맞지 않는 일도 끝까지 해내고, 전공과는 관계없는 일에도 흥미를 가져 보아야 한다.







닮고 싶은 모델을 생각해 보자.



강의 때마다 인용하고 예시를 보이며 늘 같은 소재로 이야기 하는 대상들이지만, 그래도 빼 놓을 수 없는 역할 모델들(Role Models)이다.



520년 전의 인체해부학자이며 식물학자이고 군사과학자이며 토목 공학자이고 화가이며 요리사로써 7,000페이지의 메모장을 남긴 역사적인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



논리와 윤리와 열정에 맞는 의사소통이 필요하다고 수사학(Rhetoric)을 강조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듕국과 말이 달라 백성의 뜻을 이해할 수 없고 자신의 생각을 국민에게 알릴 수 없음을 한탄하며 28년간 한글창제의 Task Force Team을 직접 운영 관리한 최고의 Project Manager 세종대왕,



컴퓨터를 고안하고 300년 후의 미래를 열어 준 프랑스의 수학자이며 철학자였던 파스칼과 19세기 초의 과학자 찰스 베비지,



전공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분야에 도전하여 인터넷과 컴퓨터세상의 안전을 지켜주도록 한 의사이며 IT업계 리더로써 9권의 책을 집필한 작가 안철수 박사.



낮에는 뉴욕대학 비즈니스 스쿨에 다니고 밤에는 쥴리아드 음대를 다니며 피아니스트이고 태권도 유단자이며 바텐더 자격증을 갖고 있고, 5개 국어를 구사하는 20대 중반의 조승현 학생,



250년 전에 35년밖에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며 620곡의 음악을 남겨, 우리에게 감성을 일깨워 주고,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해 준 모짜르트,



100년 전의 성공한 사람들을 분석하여 “성공의 법칙”을 집대성한 나폴레옹 힐, 쓰레기통을 뒤지며 빵조각을 주워먹다가 세계적인 “동기부여가”가 된 앤서니 라빈스, ……





열거할 수 없이 많은, 위대한 사람들(Great People)이,



호기심과 탐구욕으로 세상에 없던 것을 연구하고 발명하기 위해 밤새워 미친 짓을 하지 않았더라면, 우린 지금처럼 살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며 해 보지도 않았거나 망설이기만 했더라면 우린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인류문명의 발달은 시간과 공간의 차이일 뿐, 실수와 실패의 두려움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었던 사람들끼리의 합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