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비지니스: 당신은 오늘 어떤 술을 준비 하셨나요? 술자리 매너로 보는 비지니스 성공 팁

술을 공부하다

아마도 술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가지기 시작 한건 독일에서 부터 였던 것 같다. MBA 과정 동안 교수님의 추천으로 잠시 연수와 논문을 준비했던 그곳에서 나는 그들의 비지니스 문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술의 세계 또한 함께 배울 수 있었다. 리즐링의 본고장 이자 맥주의 나라 답게 낮에도 자유롭게 대학 구내식당 에서 수업전 맥주를 마시는 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볼수 있었고, 마트에 가면 생수보다 저렴한 마트 한켠벽을 가득 채운 다양한 주류를 쇼핑하고 모으는 재미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준비한 와인과 맥주를 담은 캐리어를 끌고 주말마다 기차를 타고 유럽 곳곳에 사는 친구들을 만나러 가면, 우리는 함께 또다시 주변의 와이너리 투어와 포트럭 파티를 하며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갔다. 그때 만난 인연들은 현재까지도 나에게 소중한 자산으로 남아 다양한 분야의 비지니스 영역의 파트너로서 여전히 함께 하고 있다. 우리에게 술은 단지 취하기 위한 도구가 아닌 서로의 취향을 공유하며 쌓아올린 단단한 네트워크 툴이 되어 주었고, 그렇게 나의 술에 대한 공부는 시작된 듯 하다. 각 지역마다 다른 품종의 와인과 맥주, 지역의 전통주를 시음 하면서 그들의 문화와 습성을 이해하고 익히는 일은 나에게 또다른 취미생활 이자 좋은 비지니스 무기가 되어 주었다.

특별한 미팅이 있는날, 나는 그날의 술을 미리 정해 둔다.  

내가 좋아하는 술과 비지니스 자리에서 통하는 술은 다르다. 미팅의 성격에 따라, 상대의 취향에 따라 적절한 술의 선택은 당신의 비지니스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해외기업 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한 경우 술자리는 두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공식 일정 중에 포함된 식사 자리와 일과 후 추가로 요청되는 캐주얼 미팅으로 나뉠 수 있다. 먼저 공식 일정으로 인사를 나누는 자리라면 상대방의 성향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색다른 경험이나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과 자신만의 패턴을 지키기 원하는 사람의 취향 차이를 헤아려야 한다. 대부분 첫 식사자리를 한식당으로 안내하는 경우가 많지만 되도록 이면 첫 자리 일수록 상대방 국가의 기호를 배려하는 것이 좋고, 다음 자리에서 한식을 곁들인 한국의 전통주를 함께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상대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먼저 상대방의 문화에 맞는 음식과 술을 공부하고 함께하는 것은 상대에게 더 큰 호감 요소로 작용 될 수 있을 것이다. 되도록 이면 현지 쉐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섭외하고 그날의 술 또한 미리 추천 받아 시음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나를 알리기 이전에 상대를 먼저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팅 후 간단한 술자리가 이어지는 경우, 내가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상대방의 컨디션이다. 다음날 지속될 미팅과 시차를 고려하여 호텔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아야 하고 무리가 가지 않는 동선 안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 좋다. 정식 일과 후 캐주얼 미팅 이지만 일의 연장선이며, 또 하나의 중요한 기회가 되는 시간 이므로 절대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된다. 이럴 땐 호텔 라운지에 위치한 칵테일 바를 추천한다. 안정된 장소에서 마시는 한잔의 칵테일은 상대의 긴장감을 낮추어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 미팅에서 꺼내기 힘든 이야기가 있다면 캐주얼 미팅 자리를 놓치지 않도록 해보자. 종종 칵테일이나 위스키의 선택에 따라 성향이 파악 되기도 하는데 전략에 따른 칵테일 선택 또한 상대에게 어필하는 요소 중에 하나임을 잊지 말고 사전에 간단한 공부를 해두는 것도 좋다. 나 또한 상대의 개인 성향을 파악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미팅 장소에서 술은 단순한 술이 아닌 전략이 된다.

마그레브 국가에서의 술문화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에서 술은 금기시 되지만 마그레브 지역인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의 경우, 지중해와 열대성 기후 덕에 오래전부터 와인 생산이 지속 되었는데 프랑스의 지배로 부터 완전히 독립한 이후에도 꾸준히 정부의 지원 아래 와인 생산은 주요 국가 산업 중의 하나로 성장하고 있다.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은 물론 스스로 만지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는 이슬람 문화를 반영하여 현지 주요 관계자와의 외부 식사 자리 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술은 마시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허용되는 식당이 있다면 오히려 반드시 현지 와인을 주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일례로 현지의 한 기관과의 프로젝트 미팅에서 좀 더 자연스러운 대화의 시작을 위해 내가 선택 했던건 현지 와이너리 에서 생산된 와인의 주문과 그들의 와인산업에 대한 이야기가 첫 시작 이었고, 우리와의 협업을 가장 반대했던 담당자는 미팅이 끝난 후 먼저 연락처를 건네며 다음 회의를 약속해 주었다. 그때 그가 내게 했던 말은 비지니스 또한 사람이 하는 것인데, 결국 사람이기에 마음이 먼저 통해야 한다는 말을 하였다. 실제로 그는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미팅이 끝난 후에도 개인적 친분으로 나는 그들의 대표적 와이너리 투어에도 초청되어 다소 생소 했던 마그레브 지역의 와인산업을 직접 체험 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미팅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그렇게 또 한사람의 사회적 친구를 얻었다. 회의는 끝나도, 당신의 비지니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간절히 원하는 프로젝트 일수록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진심의 순간이 필요하다. 내가 비지니스를 하려는 상대국가의 대표 주류와 문화를 공부해 두는 것은 비지니스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나만의 취미생활, 내추럴 와인, 그리고 한국의 전통주

앙리 밀란, 다경와인 @ 바 피크닉 (내추럴와인바)

나는 개인적으로 내추럴 와인을 좋아한다. 2015년 부터 친한 파트너가 운영해온 종로의 작은 부티크 호텔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고, 잠시동안 함께 브랜딩과 리테일 운영을 고민하면서 다양한 와인 수입사 대표님들과 미팅을 가지게 되었다. 그중 다소 특별했던 내추럴 와인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는데 조금은 생소하고 섬세하며 가끔은 야생적인 매력을 가진, 만날때 마다 달라지는 와인의 맛과 느낌이 참 좋았고, 저마다의 특별함을 가진 그들만의 와이너리 스토리가 좋았다. 여전히 와인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분이 계신다면 내추럴 와인부터 도전해 보시는건 어떠실지… 애초에 모든 와인은 내추럴로 시작되었으니. 잠시였지만 호텔을 운영하는 동안 특별한 손님을 위한 나만의 와인 리스트를 가지게 된 건 정말 고마운 일이다. 좋은날, 특별한 사람이 생각나는 날, 나는 그렇게 나만의 내추럴 와인과 그날의 페어링을 먼저 고민한다.

이후 경북 안동 지역의 프로젝트에 참여 하면서 나는 또 한번 한국의 전통주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안동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안동소주 이외에도, 다양한 종가의 술, 전통 방식인 우리밀로 술을 빚는 분들이 계셨는데 높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정말 좋은 술이 가지는 향은 과일과 꽃향의 그것처럼 깊고 은은했다. 나에게도 한국을 대표하는 각 지역의 전통주와 양조장에 대한 공부가 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짧은 시간동안 가장 효과적으로 해외의 파트너에게 한국을 소개해야 한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한국의 전통주를 추천드리고 싶다. 정성이 담긴 술을 함께 나누며 오고가는 이야기는 분명 상대에게 그 의미도, 마음의 깊이도 다르게 다가갈 것이다. 술을 빚는 이의 배경과 스토리를 함께 준비한다면 분명 기억에 남는 대화의 시작이 되어줄 것이다.

술은 문화이며 개인의 인격이다.

술은 당신의 인격을 보여준다. 비지니스 자리에서 술은 즐기기 위해서 마시는 것이 아닌 만큼 적절함을 유지하는 것이 언제나 중요하다. 올바른 음주 매너는 당신을 상대에게 더 나은 사람으로 기억하게 만들어 준다. 술자리에서 실수는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의 실수가 될 수도 있다. 술이 약한 분이라면 미리 솔직하게 오픈하고 자신의 주량을 넘어 절대 무리하지 않도록 하자. 정중한 거절도 필요하다. 간혹 과도하게 술을 권하는 상대가 있다면 아무리 무례한 상황이라도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거절하는 법을 먼저 고민해야 하고, 공식 미팅이 끝난 후 비공식 제안이라 할지라도 대부분은 끝까지 자리는 지키는 것이 좋다. 비지니스 에서 술자리는 회식 자리가 아닌 업무의 연장선 이기 때문이다.

비지니스에 술을 활용하고 싶은 분들에게 전하는 말

술이란 좋은 비지니스 도구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술이 가진 장점과 단점을 잘 알아야 한다. 내게 맞는 술과 상대에게 기억에 남는 술자리는 어떤 것이 될 수 있을까 매번 공부하고 고민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비오는날 막걸리에 파전, 더운 여름 마시는 차가운 맥주과 치킨, 추운 겨울 따듯한 국물 요리에 곁들이는 소주 한잔의 매력이 고가의 와인이나 위스키보다 더 여운이 남는 미팅도 있을 것이다. 미팅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남은 술자리에선 상대에게 특별한 추억과 진심을 전달해 보자. 결국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다. 최선을 다하는 마음 안에 술 한잔의 진심이 또 하나의 소중한 무기가 되어 주길 바래본다.

제시카정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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