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사이트는 그의 책인 “지식인의 표상”에서 지식인은 경계 밖으로 끊임없이 스스로를 추방하는 자라고 했다. 그리고 지식인이 되려면 애국적 민주주의와 집단적 사고, 계급과 인종에 관한 의식, 성적인 특권에 의문을 제기하여야 하고, 관습적인 논리에 반응하지 않되 모험적인 용기의 대담성과 변화의 표현을 지향하고, 가만히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며 나아가는 것에 반응하는 자여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리고 사이트의 다른 책인 “오리엔탈리즘”에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지식인은 단도직입적이고 직접적으로 말한다. 그러한 말들로 인해 높은 지위에 있는 친구를 사귈 수 없고, 공적인 명예를 얻지 못하며, 이러한 현실을 벗어나고자 탈출할 수도 없다. 이것은 고독한 상황이다”

나는 완전히 궤멸 당하고 말았다. 건축가가 되려면 그래야 했다. 자기 집이 아니라 다른 이의 집을 지어주는 일을 직능으로 가지는 건축가는 자신을 타자화시키고 객관화해야 한다.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의 새로운 땅에 내가 가지고 있는 타성과 관습의 도구를 다시 꺼내어 헌 집을 그리는 것은 건축이 아니라 관성의 제품을 만드는 일이며, 새 삶을 살고자 하는 이들의 소망을 배반하는 일이다. 새로움에 반응하고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하는 건축가가 경계 안에 머문다는 것은 그 소임을 파기하는 일과 다르지 않으니, 외로움과 두려움은 건축가에게 어쩔 수 없는 친구일 수 밖에 없다.

승효상 선생님의 묵상 중에서

위 글을 읽으며, 컴퓨터를 직능으로 하는 나는 어떤 모습의 지식인인지, 어떤 모습의 지식인으로 살아 가야 하는 지  다시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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