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천사의 사랑법!
<프롤로그>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을 위해 목숨도 내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그 사람에게 큰 행복을 주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잘 가꾸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 사태로 많은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음에 이르는 것을 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 스스로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1987년 작 <베를린 천사의 시>를 리메이크한 영화<시티 오브 엔젤(City of angels), 1998>에서 인간 여자를 사랑하게 된 천사가 자신의 불멸의 삶을 포기하면서 인간으로 환생하여 그녀의 사랑을 얻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녀가 불의의 사고로 숨지자, 인간으로서의 큰 비애를 느끼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가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해야만 상대방에게 깊은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중요한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위해 먼저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챙겨 상대방이 걱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천사의 사랑법!
<영화 줄거리 요약>
세스(니콜라스 케이지 분)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죽음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나타나 다음 삶을 인도하는 천사이다. 천사들은 사람들을 인도하면서 인생에서 가장 좋아했던 것이 무엇인지 묻곤 하지만 인간과 같은 감각이나 느낌, 고통, 번뇌 등 희로애락의 감정이 없어서 인간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던 어느 날 심장 수술을 받던 환자를 저승으로 안내하기 위해 기다리던 세스는 환자를 수술하던 외과 의사 매기(맥 라이언 분)를 보게 된다.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사망한 것에 깊은 고뇌에 빠지는 모습에 매료된다. 세스는 천사와 인간 사이의 넘을 수 없는 장벽을 실감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매기를 사랑하게 된다. 천사와 인간의 기묘한 만남이 지속되면서 서로의 교감도 깊어지는 듯했지만, 결국 세스가 인간이 아님을 안 매기는 두려움과 당혹감에 혼란스러워한다. 그러던 중 매기의 동료 의사 조던의 청혼으로 갈등하던 매기는 세스를 찾아가 이별을 고한다. 인간의 방식으로만 사랑과 행복을 느끼는 매기에게 천사인 자신은 뜬구름 같은 허상임을 깨닫고, 세스는 매기를 만나기 위해  인간이 되기를 결심한다. 인간이 된 세스는 어렵사리 매기와 재회하게 되고 서로 뜨거운 사랑을 나누게 된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자전거를 타고 동네 가게로 가던 매기는 트럭과 충돌하여 숨을 거두게 되고 세스는 짧은 시간 동안에 인간이 느끼는 많은 행복과 슬픔을 비로소 체감하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천사의 사랑법!
<관전 포인트>
A. 천사가 인간이 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세스는 한 때 천사였지만, 인간과 천사에게 똑같이 부여된 자유 의지를 통해서 낙하라고 부르는 과정을 통해 인간이 된 나다니엘을 만나 자신도 인간의 길을 선택을 하게 된다. 세스는 “단 한 번이라 해도 그녀의 향기, 그녀의 입술, 그녀의 손길을 느끼는 게 영원히 사는 것보다 나아, 단 한 번이라 해도. 우리가 믿든 믿지 않든 진실인 것들이 있다.”라고 말하며 고층 빌딩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는 상징적인 동작을 통해 인간이 되었다. 깨어난 직후 신체적인 부상, 고통으로 시작해 결코 이해할 수 없었던 인간의 모든 감정과 감각을 경험하기 시작한다.

B. 천사 세스의 역할은?
병원 수술실 안에서 생명을 살리려는 의사 매기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인도하는 천사 세스는 생명과 죽음의 경계에서 상반된 역할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사람들의 행복과 안식을 찾아주기 위한 메신저 역할이라는 점에서는 흡사하다. 천사들은 “죽음은 또 다른 방식의 삶의 시작”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C. 매기의 죽음 이후 느끼는 세스의 감정은?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을 겪은 세스는 처음 느껴보는 감정과 고통에 아파하고 후회하게 된다. 하지만 행복하고 때로는 고통스럽고 영원히 함께하지 못한다는 게 사랑이고 이게 바로 인간이 가진 삶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매기가 교통사고로 죽게 되자 자신의 친구 천사 카지엘에게 “내가 인간이 되기 위해 천국을 떠난 것에 대해 벌을 받고 있는 거야?”라고 묻자 친구는 “그렇지 않다. 그게 인생이다”라고 대답해준다. 세스는 매기의 죽음 후 인간이라는 것에 대한 기쁨으로 바다에 뛰어들어 파도를 느끼며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게 된다.

D. 세스가 매기의 죽음을 예감하고 한 행동은?
매기의 죽음을 감지한 세스는 그녀를 돕기 위해 달려간다. 사고 후 매기가 자기를 다른 세계로 인도하는 천사가 보인다고 하자, 보지 말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매기는 더는 두렵지 않다고 대답하고, 그녀를 저승으로 인도하러 온 천사들이 인생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 뭐냐는 질문에 ‘세스’라로 말한 뒤 삶을 마감하게 된다.

E. 인간이 위안을 얻는 또 다른 경로는?
매기는 세스와의 데이트에서 “진한 바다 향기와 쌉싸름한 금속성 맛이 감도는 굴의 육즙이 와인과 함께 목을 타고 넘어갈 때, 허무감은 저 멀리 사라지고 행복감이 밀려오기 시작해요. 사람들은 항상 맛의 느낌과 감정을 묘사하죠, 전 그게 좋아요”라며 “달고, 즙이 많고, 부드러운 설탕 같은 알갱이가 혀끝에서 녹는 것 같은 배의 맛을 헤밍웨이처럼 묘사해봐요”라고 요구하자 세스는 당황해한다. 결국 세스는 자신이 인간이 되어 매기를 직접 느껴보고 인간이 좋아하는 것들을 체험해 보고 싶어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천사의 사랑법!
<에필로그>
천사였던 세스가 여인 매기와의 짧았지만, 행복했던 시간만으로도 천사로서의 삶보다 더 좋았고,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에서. 진정한 사랑을 할 수만 있다면 그 느낌과 기억만으로도 삶을 살아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English Patient), 1996>에서 주인공이 적군과 목숨을 건 거래를 통해 비행기를 가지고 위험에 빠진 여인을 구하러 오지만 이미 숨을 거둔 여인을 마주한다. 그리고 여인이 남긴 일기장에서 깊은 사랑의 진심을 읽으며 무너져 내리던 남자의 사랑이 떠올랐다. 오늘도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여러분들이 사라 맥라클란(Sarah Mclachlan)의 OST처럼 천사의 품에 안겨 평안한 사랑과 삶을 찾을 수 있길 기도해본다. (You’re In the arms of the angel, May you find some comfort here)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