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을 반성한다.



교육학을 전공한 적이 없고 강사라는 직업이 있는 줄도 몰랐던 사람이 대학과 기업체에 강의를 하고, 탁월한 경륜과 지식을 가진 분들의 강의를 평가한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한다. 애매한 부분이 없지 않았으나 평가기준 자체도 쉽지 않음을 인정하면서 유연한 사고를 발휘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직무를 수행하겠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진지하고 철저한 기준으로 소임을 다할 것이다.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적이 없고 해외에서 정규대학을 나오지 않았으며 번역에 대한 입문도 공부하지 않은 채 유능한 분들과 함께 영어 책을 번역하고 영어로 강의를 하겠다고 나선 것을 진심으로 후회하고 반성한다. 문법도 맞지 않고 발음도 부정확하면서 감히 외국인들에게 강의를 한답시고 나섰다가 망신을 당한 무모한 용기에 불편한 자기평가(Self Assessment)를 내리면서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또 다시 그런 기회가 온다면, 누군가가 번역을 해 달라고 하고, 영어 강의를 해 달라고 하면 더욱더 열심히 공부하고 철저히 준비해서 지금보다 나은 강의를 할 것이다.



국문학을 공부한 적이 없고, 작문 실력도 없으면서 신문이나 잡지 등에 칼럼을 쓰고 신문방송학을 공부하지 않은 채 라디오와 TV에 출연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 전문가의 지도를 받았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고 방송을 하면서 시청자와 청취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과감히 글을 쓰고 방송 출연을 할 것이다. 물론 더 나은 분들의 조언을 듣고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다.



부모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명심보감이나 논어 맹자를 연구하지 않은 채 부모가 되고 자식들에게 훈계를 한 죄에 대해 그 값을 충분히 받겠다. 부부로써의 도리를 배운 적이 없이 결혼을 하고 학문의 길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면서 남들을 가르치고 있는 잘못에 대해 심히 부끄러울 뿐이다. 부모님께 효도하지 못한 잘못을 반성하면서 아직 두 분이 살아계셔 준데 대해 감사한 마음뿐이다.



그러나 아들과 딸들의 미래를 위해 실수와 잘못의 경험을 정확히 전달하여 인간의 진화론이 틀리지 않음을 증명할 것이다.



문화인류학이나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채 이웃들과 동료들과 친밀하게 어울리고 싶어 했던 오만을 반성하면서 그 동안 친구와 동료, 선후배로 함께 지내 준 분들께 감사드린다. 본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없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마음대로 듣고 미켈란젤로의 그림을 감상한 점에 대해 그 분들께 사과드리며 감사를 전한다. 이렇게 편한 한글을 개발해 주신 세종대왕께도 사의(謝意)를 표한다.



이 모든 잘못과 실수에 대해 반성하면서도 감히 또 다른 기회를 엿보고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싶다는 욕심에 대해 또 다시 반성하고 사과하지만 그렇다고 남은 인생을 대충 살고 싶지는 않다.



얼마 남지 않은 삶의 기회를 만끽하기 위해, 그리고 좋은 친구들과 보다 나은 가치를 만들고 실현하기 위해 어떤 도전도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