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변동에 따라 미래도 달라진다


인구 감소는 말 그대로 사람 수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사람 수가 크게 달라지면 사회는 영향을 받는다. 2050년 이후 우리나라는 그 범위 안에 들어간다. 그런데 인구 변동은 총인구가 변하는 것만으로 발생하는 게 아니다. 인구는 연령 구조, 남녀 성비, 지역 분포, 가구원 수, 가구 수, 혼인 상태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인구 변동은 그 각각이 변화할 때 발생한다. 총인구와 마찬가지로 인구의 각 요소들이 바뀌기 시작하면 사회는 영향을 받는다. 만일 변화가 빠르다면 그만큼 사회가 떠안는 충격도 커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보자. 45세 중년 남성이 있다. 결혼을 했고 한두 명의 자녀도 있다. 교육비로 소득의 1/3 정도를 지출하면서, 내 집 마련의 꿈도 실천 중이다. 아이들과 함께 자주 시간을 보내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그래도 주말이면 아이들과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가곤 한다. 이렇게 우리는 남자의 삶을 상상해볼 수 있다. 우리나라 경제에서 중년 남성은 소득은 적지 않지만, 본인보다는 자녀들을 위한 ‘부모형 지출’을 해주는 중요한 인구집단에 속한다.

한편 혼자 사는 미혼의 45세 중년 남성의 삶을 떠올려보자. 미혼인 남자는 아이가 없으니 부모형 지출을 하지 않는다. 욜로 라이프를 즐기며 번 돈을 모조리 소비할 수도 있지만, 자녀가 없으므로 스스로 미래를 대비하느라 저축이나 투자를 많이 할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 만약 미혼 중년 남성이 전체 45세 중년 남성 집단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 정도에 그친다면, 또 매년 비슷한 수준이 유지된다면, 사회 현상은 그다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45세 미혼 중년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25%로 전체의 1/4나 된다면 어떨까? 게다가 그 비율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면? 당연히 이들에 의해 사회, 특히 시장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이러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2005년 서울에 사는 40~44세 중년 남성 중 미혼은 5%도 채 되지 않았다. 2015년 26%로 증가했고,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에 인구 조사 결과에서 나타나겠지만, 26%보다는 증가하리라는 건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총인구보다 인구 구성 변화에 주목해야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1인 혹은 2인 가구가 늘면서, 인구는 줄지만 가구 수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결혼을 하지 않는 30대와 40대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청년들은 학업과 취업을 위해 서울과 수도권으로 과거보다 더 많이 몰리는 중이다.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면서 영유아 수는 줄어드는 반면, 매년 8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은퇴 연령에 진입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이러한 인구 변동은 없었다. 게다가 앞으로 10년간 인구는 더욱 광범위하고 빠르게 바뀌어갈 예정이다. 인구는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이므로, 인구의 특성이 바뀌면 사회도 바뀐다. 그러므로 기존에 해왔던 관행들도 더 이상 작동하지 못할 수 있다.

 

앞으로 10년, 더욱 빠르게 변해갈 인구 변동
우리 사회가 완전히 바뀌면서
기존의 관행들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예컨대 상품을 만들어 내놓기만 해도 수요가 충분했던 기업은, 그 수요가 눈에 띄게 줄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지금도 수많은 기업이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지방자치단체들 역시 지역인구의 급감을 실감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인구 감소를 대수롭지 않은 문제로 여기는 시각을 ‘오해’라고 말하는 이유다.

향후 10년은 총인구보다 인구 구성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인구가 어디로 이동하는지, 각 업태마다 어떤 인구가 소비 시장의 핵심이 되는지, 어느 연령대에서 가구 분화가 이뤄지며, 그 정도는 얼마나 되는지 등 인구 구성 변화에 주목하면 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우리 정부 또한 앞으로 닥칠 인구 문제에 대비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기업도 사회도 인구를 당연히 증가하는 것으로만 보고 전략을 짜거나 제도를 마련해왔다. 인구의 모든 요소가 성장 궤도에 있던 한국과 어떤 인구 요소는 성장하고, 어떤 요소는 그렇지 않은 한국은 완전히 다른 사회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각 인구 집단마다 관행적으로 해온 사회적 역할도 재편될 것이다.

2020년이 본격적인 시작점이다. 이미 인구의 구성은 수없이 변해왔다. 그동안 총인구에 집중하느라 인구의 구성 변화를 놓쳤고 충분한 대비를 하지 못했다.
미래를 예측하는 데 다양한 기준이 있을 수 있다. 기술 변화, 정치적 상황 등이 미래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데 매우 중요한 변수라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그러나 인구는 거의 정확하게 정량적인 추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축’이 될 수 있다. 인구를 축으로 삼아 다양한 주요 변수들을 대입하며 미래 사회를 그려본다면, 매우 유용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서울대 인구학연구실이 앞으로 우리나라에 매년 어떠한 인구 현상들이 발생할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해 예측을 하는 이유다.

서울대 인구학연구실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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