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조팝나무
[꽃엽서] 꼬리조팝나무, 꼬리풀, 꼭두서니, 꽃고비, 꽃다지, 꽃댕강나무
내 죄 있다면
모양 모르고 너무 고와
또 죄 있다면
빛깔 모르고 너무 붉어



꼬리풀
[꽃엽서] 꼬리조팝나무, 꼬리풀, 꼭두서니, 꽃고비, 꽃다지, 꽃댕강나무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모든 것 한꺼번에 다 보여 드릴게요
이왕 기다리신 것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평생 기다리다가 다 보지 못하였다







꼭두서니
[꽃엽서] 꼬리조팝나무, 꼬리풀, 꼭두서니, 꽃고비, 꽃다지, 꽃댕강나무
볼품없어요 정말 제 모습
혼자 서지 못하는 덧없는 삶
그렇지만 제 마음은 꼭 보여주고 싶어요
붉디 붉은 꼭두서니빛





꽃고비
[꽃엽서] 꼬리조팝나무, 꼬리풀, 꼭두서니, 꽃고비, 꽃다지, 꽃댕강나무
끌밋하다
썩썩하다
용감하다
화려하다
도도하다
너같구나







꽃다지
[꽃엽서] 꼬리조팝나무, 꼬리풀, 꼭두서니, 꽃고비, 꽃다지, 꽃댕강나무
조물주에게 꼭 한번 물어볼 테다
꽃다지는 태어나자마자 노란 꽃을 피우게 해주시는데
왜 사람들은 스물이 넘어야 자유롭게 해주시고
서른 넘어 결혼을 해야지만 합법으로 쳐주시느냐고





꽃댕강나무
[꽃엽서] 꼬리조팝나무, 꼬리풀, 꼭두서니, 꽃고비, 꽃다지, 꽃댕강나무
너를 보려면 먼길을 떠나야 한다
만나면 벌써 헤어질 것을 안타까워 하며
가녀린 네 목 언제 댕강 떨어질지 안쓰러운데
너! 나에게만은 늘 도도하고 용감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