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학생들이 취업이나 창업에 성공하려면 차별화된 아이템을 찾아야 합니다.바다에 인접한 지리적 여건을 활용해 대학과 속초시가 손잡고 해양심층수를 개발,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어재선 경동대 교수)
“정부 지원이 필요하지만 시장 상인들도 시설을 현대화하고,서비스 품질을 높여야 합니다.그래야 내·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죠.”(양승석 제주 중앙지하상가상인회장)
중기청과 본사가 공동으로 지난 2주간 전국 자영업 현장을 찾아가 경영 컨설팅을 해주는 ‘창업·자영업 전국 로드쇼’가 막을 내렸지만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5000여명 이상의 자영업자와 예비 창업자들이 현장을 방문한 뜨거운 관심 때문만은 아니다.경영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를 찾지못하고 있는 전국 600여만 자영업자들의 현주소를 실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강원도 속초에서 제주까지 이어진 취재현장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은 크게 두 부류였다.장사가 안된다고 대형 업체를 성토하고,정부 정책을 탓하는 상인들이 꽤 있었다.금융위기 1년이 지나면서 출구전략이 거론되고,부동산과 주식이 오르는 데 ‘왜 재래시장 경기만 나쁘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한쪽은 장사가 안 되는 이유가 자신의 영업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상인들 이었다.수도권에 비해 비즈니스 정보나 취업 기회가 부족한 지방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 무엇일지 연구하고 준비하는 젊은이들도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리먼브러더스 파산 1년이 지나면서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 시스템이 이전과는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 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세계경제가 지난 25년간에 비해 절반 속도로 성장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이번 금융위기가 극복된다 해도 모두에게 돈이 넘쳐나는 호황기가 오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금융위기 1년 특집 프로에서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질서가 다극 중심으로 바뀌는 등 세계 자본주의 체제가 변모했고,국가간 생존경쟁이 더 치열해 지고 있다고 전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의 파고속에 해외 여건에 취약한 한국경제는 경쟁국보다 더 빨리 영향을 받고 있다.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국가,기업,개인 모두 살아남기가 점점 어렵게 됐다.자영업자라고 예외가 아니다.
정부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골목상권 진출을 막아준다고 구멍가게의 생존이 보장되진 않는다.소비자들이 외면하면 재래식 점포가 도태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음식점 이나 다른 서비스 업종도 마찬가지다.
자영업자 스스로 변하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시장경제 체제에서 혁신하지 않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죽은 CEO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의 저자인 토드 부크홀츠는 전설적인 성공신화를 남긴 최고경영자 10명의 공통점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성공한 CEO들은 업종이 다르지만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조한 인물들이었다.그들은 ‘소비자의 행복’을 추구해 성공을 거뒀다”고.자영업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