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는 뉴스는 있었지만 잔뜩 찌푸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가보지 못한 꽃무지풀무지에 가기로 했다
절반쯤 꽃사진을 찍었는데 비가 후두두둑 떨어지는 바람에
서둘러 산을 내려왔다

식물원 입구 온실에서 실내사진을 찍다가 놀랄 만한 일을 보았다
온실입구에 장식용으로 덩굴식물을 올리기 위해 죽은나무를 세웠는데
그 나무가 하두 늙어 속이 텅텅 빈 나무였다
식물원장이 하는 말이 그 나무 속에 새새끼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름 모를 새가 그 나무 속에 알을 낳고 새끼를 친 것이다
속이 들여다 보이지도 않고 깊이를 몰라 초점을 마출 수가 없었다
오륙십장 사진을 찍어서 겨우 이 사진 하나 건졌다
대충 세어봐도 예닐곱 마리는 될 성 싶다

나는 감탄을 했다
왜 하필 숲속 좋은 장소 놔두고 사람들이 드나드는 온실 입구에
둥지를 틀었느냐 이것이다
새가 멍청하지 않다면 본능적으로 어떤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진을 찍고 거리를 재어보니 60센티미터였다
나는 걱정이 되었다
아주 비좁은 저 속에서 어떻게 예닐곱 마리가 성장할 수 있으며
성장한다 한들 60센티미터 높이를 어린 놈들이 어떻게 날아오를 것인가

한참 고민과 걱정을 하다가
그 모든 것은 다 이유가 있고
다 새들이 알아서 한 일이고
인간이랍시고 내가 걱정할 게 못된다는 것이다
자연의 아름다움, 생명의 위대함에 새삼 감탄을 한다
나도 그 자연 속에 사는 하나의 생명이다
함께 어우러지며 같이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겠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