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바이어와 상담을 할 때 100만 원짜리 상품과, 300만 원짜리 상품을 가지고 둘 중에서 하나를 구매하도록 설득하는 것보다 150만 원짜리 상품을 하나 더 제시해서 설득하면 바이어는 150만 원짜리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왜 그럴까?

자사가 만 원짜리 상품을 팔고 있는데, 경쟁사가 갑자기 5천 원짜리 저가상품을 출시해서 자사상품의 매출이 떨어진다면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

경쟁사가 가격 할인을 하거나 저가상품을 출시하면 자사상품 매출은 당연히 하락할 것이다. 그러면 맞대응 차원에서 자사상품을 가격 할인하게 되는데, 이것은 단기적으로는 매출 효과가 있지만 결국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고 손익만 악화시키는 나쁜 대응이다.

이런 경우에는 두 가지 전략을 생각할 수 있다. 자사상품보다 더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을 하나 더 내거나 아니면 자사도 저가상품을 출시하되 별도 브랜드로 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관장(6년근) 있는데 저가의 4년근 홍삼이 나왔을 때, 정관장보다 더 고가의 프리미엄 정관장을 출시하거나 아니면 정관장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4년근 저가 홍삼과 같은 가격대의 별도 저가 브랜드를 하나 더 출시해서 저가 시장을 대응하는 것이다.

즉, 자사상품이 잘 팔리고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컨셉의 저가 신상품을 경쟁사가 출시했을 때는 가격 할인으로 맞대응하지 않고 이처럼 자사상품보다 더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을 출시해서 기존 자사상품의 판매하락을 막을 수 있는데, 이것을 타협 효과 (Compromise effect)라고 한다. 타협 효과는 소비자는 양극단에 있는 제품보다도 무난하면서 절충적인 중가대 제품을 선호하게 된다는 것인데, 자신의 구매를 스스로 합리화하거나 타인에게 설명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외국 바이어와 상담을 할 때 100만 원짜리 상품과, 300만 원짜리 상품을 가지고 둘 중에서 하나를 구매하도록 설득하는 것보다 150만 원짜리 상품을 하나 더 제시해서 설득하면 바이어는 150만 원짜리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노트북을 파는 매장에서 100만 원에서 200만 원대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경우에 소비자들은 가장 비싼 200만 원대 상품은 잘 구매하지 않는다. 이때 200만 원대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하도록 유도하려면 250만 원, 300만 원대 상품을 옆에 하나만 진열해놔도 그때부터는 200만 원대 노트북이 상대적으로 싸 보이기 때문에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게 된다.

결론적으로 자사가 상대적으로 고가상품을 팔고 있는데 경쟁사가 저가상품으로 대응해올 때 가격으로 맞대응하지 않고, 더 비싼 고가의 신상품을 출시해서 자사의 기존상품의 판매하락을 방지하던가 아니면 저가의 별도 브랜드를 출시하는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나종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강소기업이 경쟁력이다] (65) 경쟁사의 가격 할인, 저가전략에 어떻게 대응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