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생들이 내 연구실의 청소 도구를 빌려가서 실습실 청소를 한 후에, 반납하러 왔다. 그런데, 청소도구인 빗자루에는 머리카락이 잔뜩 엉켜 있고, 먼지 덩어리도 무지하게 많이 끼어 있었다. 대걸레는 까만 색에 너무 더러웠다.

그래서 학생들을 불러서 잠깐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해주었다

“청소도구가 더러우면, 청소가 되나? 청소는 깨끗하려고 하는 것인데, 청소 도구가 더러운데,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을까? 만약 청소도구를 깨끗하게 청소할 마음이 없다면, 아직 청소할 준비가 안되어 있는거지… 그리고 청소를 마쳤으면 청소 도구도 청소해야지…..”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더러운 일들을 많이 보게 된다. 별 능력도 없는 사람이 남의 공을 훔쳐서 출세 하는 것이나 말도 안되는 일을 시키는 선배나 자존심을 건드리는 예절없는 상상 등등… 그런 것들을 겪으면서 직장인은 두가지로 나뉘게 된다. 나도 그런 놈이 되고 싶은 사람과 나는 그런 놈이 되지 말아야지 하는 사람이다.

나중에 그런 놈이 되겠다는 사람이야 방법이 없지만. 자기는 그런 놈이 되지 않겠다고 술 먹으며 울분을 토하는 사람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더러운 걸레로 청소해 봐야 깨끗해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서 내가 그 놈의 위치에 올라갔을 때, 나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지금 생각한다면, 바로 이순간부터 자신의 마음을 청소해야 한다. 마음의 때는 쉽게 지지 않고, 갑자기 지울 수도 없다. 마음의 때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어느 순간 그 놈과 똑 같은 짓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무엇인가를 청소하고자 한다면, 먼저 청소 도구부터 깨끗하게 해야 하고, 청소를 마친 후에는 청소 도구를 더욱 깨끗하게 하도록 해야한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작은 배려의 마음이 청소 도구에 있는 더러움을 깨끗하게 만든다.

그리고, 청소 도구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내 손을 더럽힐 마음이 없다면, 아직 청소할 준비가 안된 것이다.

아무리 사소한 것도 무의미한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