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녀가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모르지만 쉼 없이 “까르르르 까르르”합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어떤 말을 해도 따뜻한 미소와 함께 웃어줍니다. 잠시 후 여성은 졸기 시작하는데 남성은 사랑스런 눈길로 바라보며 음악 소리를 줄입니다. 그리곤 흔들리는 여성의 머리를 의자에 슬쩍 붙여주며 속삭입니다. “의자를 뒤로 젖혀서 편히 자!”



 남편과 함께 가까운 병원을 가고 있습니다. 제가 매우 피곤한 상태지만 졸수도 잘 수도 없습니다. 남편이 운전이 아닌 <폭풍의 질주>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탄 것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저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가는 것인데 도착 전에 저를 죽일 판(?)입니다. 오직 남편은 진료시간 <오후 2시>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른 남녀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저희 부부이야기입니다. 평소 남편은 신호가 바뀌어 급히 정지해야 할 상황이면 브레이크를 밟음과 동시에 오른쪽 팔은 저를 감싸주는 ‘배려남’입니다. 그러나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더 이상 남편은 제 남편이 아닙니다. 직장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이 있습니다. 동료와 잘 지내던 사람이 시각을 앞 다투는 긴급한 일에서 평소와 판이하게 달라지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각자 업무진행 스타일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업무에 대한 중심과 접근방식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지자체 강연 겸 녹차 밭을 갔을 때 재미있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대학생 남녀커플 여러 쌍이 관광을 와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여학생은 예쁜 쉬폰 원피스를 입고 뛰어다니며 “옵빠, 여기 사진 잘 나와?” 하고 남학생은 “어, 그기 그기!” 합니다. 남학생의 어깨에는 여자 친구의 큰 핸드백이 메어져 있으며 오른쪽 손에는 크고 긴 삼각대를 들고 여학생을 따라 다닙니다. “여행 왔어요?”라고 조용히 물었더니 “여친 생일 이벤트” 라고 답했습니다. 왜 이 모습이 재미가 있냐고요? 지금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기말고사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스티븐 코비는 자신의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세 번째 습관 ‘소중한 것부터 먼저 하라’를 주장합니다. 그는 수필가 그레이(E.M.Gray)가 쓴 <성공의 공통분모: The Common Denominator of Success>에서 ‘성공적인 삶을 산 사람들이 갖고 있는 하나의 공통분모’를 찾았습니다. 그레이가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열심히 일하고 운이 좋고 또 인간관계가 좋다는 특징이 중요하긴 하지만 성공비결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무엇보다 탁월한 성공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스티븐 코비는 그레이와 함께 우리에게 말합니다. “소중한 것부터 하십시오!”라고.



<남편과 오후 2시>와 <녹차 밭과 대학생> 이야기에서 여러분은 어떤 메시지를 받으셨습니까? 아마도 저와 같으리라 생각합니다. 바로 긴급한 것과 중요한 것을 구별하는 습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긴급한 것은 오후 2시 진료시간과 여자 친구 생일 ‘6월 20일’ 같이 보통 눈앞에 뻔히 보이며 이벤트를 하지 않으면 큰 일 날 것 같습니다. 시각을 급히 구하는 것이라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그러나 운전은 안전이 우선되어야 하고 여자 친구 생일은 내년에도 돌아오지만 2012년도 대학교 4년생의 기말고사는 다시 돌아오지 않고 평생 성적표는 꼬리표처럼 붙어 다닙니다.



이 저녁 시원한 바람사이에 서서 깊은 생각 해 보기를 권합니다. “나는 긴급한 것과 정말 소중한 것을 구별할 줄 아는가?” 그리고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이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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