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웰빙(Well-Being)과 웰다잉(well-dying)이 대세이다. 태초 이후 인간은 ‘죽기 않기 위해’ 노력해왔던 것을 어느 샌가 ‘늙지 않기 위해’로 생존 트렌드가 바뀌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GNP(국민 총생산)가 높아질수록 또는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웰빙 라이프를 적극적으로 끌어 들인다고 말한다. 이는 노년이 되어 누릴 수 있는 여유로운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이다. 이와 함께 그리 많이 남지 않은 생존 년 수가 ‘이제 즐기며 누리고 싶다’ 는 생각을 가지게 함으로서 자신의 외모에 시간과 돈을 들이는 일종의 삶의 미적 추구인 셈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나이를 숫자로 보는 관점을 더욱 부추겼으며 재력과 여유를 겸비한 사람들이 젊음을 갈망하는 적극적인 행위에 대해 관대한 말처럼 쓰이게 되었다.



반면에 나이가 들어 생산능력이 현저히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헤어의 일생
생존을 위해 경제적인 활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도 마찬가지로 외모를 젊게 가꾸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웰빙 라이프와는 전혀 다른 목적으로 자신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인 것이다. 어쩌면 헤어스타일을 통해 자신을 또다시 리폼(Reform)하는 것은 평생 먹고 살기 위한 절박한 포장일지도 모른다.

반평생을 지낸 중장년층들의 머리카락은 대부분 희끗희끗하다. 더러는 흰 눈이 소복이 쌓인 것처럼 백발이 되기도 한다. 아예 탈모가 되어 대머리가 된 사람도 있다. 이와 같이 머리카락은 한 사람의 인생을 보여 준다.




(사진- 필자가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서)
오늘은 젊음을 유지하는 헤어스타일을 위한 비결을 알아보자. ‘밭이 좋아야 좋은 열매를 맺는다.’는 옛 말이 있다. 무엇보다 멋진 헤어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선 준비 작업이 철저해야 한다. 무엇보다 건강한 두피와 머리카락이 탄력이 있어야 자신이 원하는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첫 걸음으로 헤어(Hair) 즉, 모발의 일생을 알아야 한다.



모발은 피부의 배아세포에서 시작되어 모근의 형태를 이루어 우리가 육안으로 보는 것과 같은 형태로 성장한다. 성장한 모발은 계속되어 자라는 것이 아니며, 일정한 기간이 되면 두피에서 탈락하고 새로운 모발이 다시 자라 나온다. 이런 현상을 모발의 모주기(Hair cycle)라고 한다. 모주기는 성장기(Anagen), 퇴화기(Catagen), 휴지기(Telogen), 발생기(Return to anagen)로 나누어진다.



한 사람에게는 약 10만개의 머리카락이 나며 머리카락의 모주기는 머리카락이 빠지고 다시 나는 것을 일생동안 몇 번을 반복한다. 그래도 사람은 특정한 동물과 달리 한꺼번에 빠지고 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특정 부위에 빈 공간이 생기지는 않는다. 때문에 하루에 머리카락 40~100개 정도가 빠진다 해도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모발의 성장기는 원활한 세포분열을 통하여 새로운 신생모가 발생하는 단계다.

성장기 모발의 경우 남녀, 연령, 건강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지며, 남성의 경우에는 3~5년, 여성의 경우 4~6년으로 약 1년의 차이를 두고 있어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랜 시간 모발을 기를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전체 모발 수의 80~85%를 차지하고 있다.



퇴화기는 모구부가 서서히 축소하여 모유두와 분리를 시작하는 단계로 전체 모발수의 약 1%를 차지한다. 성장기와 휴지기의 중간단계로 약 3~4주 정도로 짧다.

휴지기는 모발자체가 모낭 안에 그냥 존재하고 있는 상태를 띠고 있다. 20g 정도의 무게를 당기는 정도의 약한 자극과 힘에도 손쉽게 탈락되는 현상을 나타낸다. 이 때문에 평상시 빗질을 하는 브러싱 단계나 샴푸시 빠지는 모발은 대부분이 휴지기 모발로 전체 모발의 약 10~15%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기간은 약 3~4개월 정도에 해당한다.

발생기는 모발의 휴지기가 끝날 무렵 모구 아래에서는 배아세포가 다시 세포분열을 하는 시기다. 쉽게 말해 새로운 모발을 만들어낸다. 휴지기에서 성장기의 중간 단계 부분으로 이 시기 새롭게 만들어진 모발은 휴지기 모발을 모공 가까이 밀어 올려 자연탈모를 유도한다. 이것이 모주기(Hair cycle) 즉, 머리카락의 일생이다. ⓒ이지수270613
<글/ 이지수 / 이지수성공미학연구소 대표/ 헤어칼럼니스트, 미즈 바리캉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