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운송업체가 북해에서 잡은 청어를 산채로 런던으로 운송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대부분의 청어가 장거리 운송도중 죽어버려 신선도가 떨어지므로 산채로 운송을 하여야 제 값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운송업체로서는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기발한 역발상으로 그 업체는 산채로 청어를 배달하여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그 비결은 청어를 운반하는 용기에 메기 한 두마리를 넣어 청어들에게 절박감을 준 처방에 있었다. 청어를 잡아먹으려는 메기를 피해 기를 쓰고 도망 다닌 청어들이 오히려 목적지까지 생명을 유지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메기가 축낸 청어는 고작 한 두마리에 불과했다.

이 유명한 ‘메기이론’이 또 다른 각도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긴장이 없고 편안하면 오히려 느슨해 져서 경쟁력을 잃어 버릴 수 있다. 마치 매너리즘에 빠진 조직이 생동감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주변에 동종업체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홀로 장사하는 어느 음식점이 있다고 하자. 맛과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갖추고 더구나 경쟁구도가 하나도 없어서 장사가 잘 될 것 같은데 결과는 실패이다. 갈수록 절박감이 하나도 없어지고 여러 가지로 무디어 져서 결국 폐업을 면치 못하게 된다. 우리가 늘 보게 되는 ‘먹자 골목’, ‘공구상가’, ‘휴대폰 거리’ 등은 바로 서로 서로의 적절한 절박감 속에서 더 잘되고 살아남는 경우이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선의의 경쟁자가 많아야 나 자신이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애를 쓰고 남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는 법이다.

절박감을 역발상으로 승화시켜 대응하도록 하자. 우리 회사에 대적할 또 다른 경쟁업체가 생겼다고 위기의식만을 느끼기 보다는 그 절박감이 우리를 더욱 잘 하게끔 채찍질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정신 바짝 차리고 다른 곳보다 더 노력하면 틀림없이 잘 될 수 있다.

우리는 어떠한 시련이나 좌절코스가 생기면 맥없이 무너지는 약한 모습을 많이 보인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들을 잘 살펴보라. 절박감을 배수지진(背水之陣)으로 하여 의연하게 절망의 바닥을 찍고 우뚝 선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축구경기에서도 상대에게 지면 본선티켓을 따지 못한다는 절박감이 선수들을 더 분발하게 만든다. 이처럼 모든 것에는 적절한 절박감이 존재해야 한다. 물론 절박한 상황까지 가지 않고 성공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이 어디 평탄한 길만 주어지는가? 분명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함께 공존한다. 힘든 오르막길을 만나도 힘차게 치고 올라가는 동력을 갖고 있다면 다른 길에서의 행보는 훨씬 수월해진다. 그 성공의 동력이 의외로 절박감 인식인 것이다.

통계적으로 보더라도 고민이 없는 편안한 삶이 결코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사회보장 제도가 그렇게 잘 되어 있는 유럽의 선진국이 다른 나라 보다 자살율이 높은 이유만 봐도 그렇다. 모든 것을 그저 좋은 방향, 안정된 방향, 편안한 방향으로만 좇으려 하지 말자. 그렇게 되면 당장은 편할지 몰라도 길고 오래 갈 수 가 없다. 지금의 무난한 생활이 일년이 지나고 십년이 지나도 똑같을 수 없지 않은가? 스스로 어느 정도의 절박감을 부여하도록 하자

우리 자신이 청어라면 우리에게 위협을 가하는 메기가 존재해야 한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목표달성에 대한 압박감, 명퇴 등이 메기가 되어 우리를 잡아먹으려 할지 모른다. 우리는 이러한 메기의 절박감으로부터 살아남는 슬기롭고 민첩한 청어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