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사람 치매>라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습니까? <사람 치매>란 세상과의 관계 즉 通(통)을 할 줄 모르는 것을 말합니다. 필자는 행복한 인생을 영위하는 데 있어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가 있다면 <사람과의 관계>를 말합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결국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이는 어느 누구와도 소통을 할 줄 모르는 불통(不通)형 인간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남>보다는 <나>를 챙기기 때문에 나눌 줄도 모르고 받을 줄도 모릅니다. 이렇다 보니 세상이 돌아 것을 모르고 세상과 소통을 못하는 <人치매>라는 병이 자리를 잡게 됩니다.

흔히들 21세기를 <공감의 시대>라고 합니다. 공감이란 감정을 함께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人치매>라는 병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더 심해지는 현상을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이 병에 걸린 줄 모른다는 것입니다.

유럽 최고의 MBA스쿨 ‘인시아드’의 디팍 제인 학장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 말입니다.

<다른 이들을 존중하는 것이다. 비즈니스는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어야 한다. 가치 창출의 근원이 사람이란 것을 믿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려면 지위에 관계없이 모든 이를 존중해야 한다. 화장실을 청소하는 사람이든, 한 나라의 국가원수든 똑같이 한 명의 인간이다. 사람 앞에 겸손해야 한다. 망고나무가 망고가 익으면 고개를 숙이는 것처럼 말이다. 그게 비즈니스의 기본이다.>

잘 알려진 이야기지만 기러기는 비행할 때 V자 형태를 이룹니다. 왜 무리를 지어 날까요? 이는 V자 대열로 무리를 지어 날면 단독으로 나는 경우보다 비행 거리가 71%나 증가하기 때문이지요. 한 마리의 기러기가 날개 짓을 할 때마다 뒤따라오는 기러기를 위해 양력이 생깁니다. 기러기가 대열을 이탈하여 혼자 떨어져 날게 되면 갑자기 공기 저항을 느끼기 때문에 곧바로 대열로 돌아와 와서 옆에 있는 새의 양력을 이용합니다.

그런데 대형의 선두에 선 기러기는 대장 기러기가 아닙니다. 그날 컨디션이 제일 좋은 기러기라고 합니다. 선두 기러기가 피곤해지면 대열 중간으로 돌아오고 다른 기러기가 선두에 섭니다. 또 대열을 짓고 있는 기러기는 뒤에서부터 울음소리를 내어, 앞줄의 기러기를 격려해 주고 대열이 속도를 유지하도록 해줍니다. 서로를 의지하고 격려하며 함께하는 기나긴 행렬은 그 자체가 감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기러기 한 마리가 병에 걸리거나 상처를 입거나 또는 총에 맞아떨어지면 두 마리의 기러기가 대열에서 나와 뒤를 쫓아 내려가서 도와주고 지켜 줍니다. 두 마리의 기러기는 떨어진 새가 다시 날 수 있을 때까지 아니면 죽을 때까지 함께 있어 준다고 합니다. 만약 그 기러기가 죽게 되면 두 마리는 자기 힘으로 날아올라 다른 대열에 끼든지 원래의 자기 무리를 쫓아갑니다. 이 기러기 이야기는 인간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줍니다.

동료들과 함께하지 않는 외기러기는 멀리 가지 못합니다. 우리네 인생도 매한가지입니다. 단거리 100미터는 혼자서도 얼마든지 달릴 수 있고 기록도 낼 수 있숩니다. 그러나 무려 42.195Km를 달려야 하는 인생의 마라톤은 결코 혼자 뛰어서는 좋은 기록을 낼 수 없습니다.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곤 합니다. 무려 100년을 살아가는 시기에 혼자 가는 길보다 함께 가는 길이 힘들지 않기 마련입니다. 인생이든, 마라톤이든, 비즈니스는 <외기러기 전략> 으로 오래 가지 못합니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존경받는 故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한 말입니다. “한 번 넘어졌을 때 원인을 깨닫지 못하면 일곱 번 넘어져도 마찬가지다. 가능하면 한 번만으로 원인을 깨달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세상은 더불어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당신이 더불어 살면 무엇이든지 더 불어납니다.ⓒ이내화2130510(crel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