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젊은 직장인이 필자를 찾아왔습니다. 그 젊은이는 기혼자이고 슬하에 자식이 두 명을 두고 있는 30대 초반의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는 이 시기의 젊은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는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싸여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자신의 인생 로드맵을 만들어 갈 수 있느냐 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을 하면서 그 직장인이 처해 있는 상황 등을 진단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재택근무를 하는 터라 일과가 끝나면 대학원도 다니고,재테크를 하기 위해 경매 학원에도 다니고 또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아르바이트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하루를 열심히 사는 직장인이었습니다.어떻게 보면 별반 문제가 없는 직장인이었습니다.



그런데 겉으로 보기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본질적으로 들어가 보면 문제가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젊어서 열심히 벌어서 노후에 편한 삶을 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인생관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그래서 저는 이 젊은이에게 이런 처방을 드렸습니다, <행복한 인생은 높이가 아니라 깊이입니다.>



대개 우리나라 국민들은 성공이나 행복의 기준을 최정상 즉 <높이>에 두고 있습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1등> 다시 말씀 드리자면 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분야든지 1등은 하나입니다. 누구나 1등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1등을 뺀 나머지 99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자면 인생의 모드를 바꾸어야 합니다. <인생은 높이가 아니라 깊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의 스텐퍼드대 69년연구라는 게 있습니다. 이 대학 루이 터넌 교수가 IQ 135가 넘는 영재 1521명을 1921년부터 1990년까지 추적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그러니까 학업 결혼 직장 등 낱낱이 조사를 한 것입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무엇인가 깊이 연구를 하는 셈입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아마 독자 여러분은 “음 대다수가 성공한 삶을 살고 있지 않았을까요?”라는 생각을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대다수가 아주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성공은 지능이 아니라 성격과 인격, 기회 포착력 등이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조사를 하나 더 소개하겠습니다. 하바드대 72년 연구라는 게 있습니다. 이 대학이 의대생 2학년 268명을 추적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이들 중 1/3이 마약 중독에 빠지거나 아주 불행한 인생을 영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대학입학을 최종 목표로 삼고 이것이 이루어지자 그만 자만에 빠진 것이지요. 사실 대학은 인생에 있어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하나의 중간 지점이라는 것을 놓친 셈입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미국이라든가 선진국은 주제 하나를 갖고 깊이깊이 파고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이런 자료들이 좀 드물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 주변에도 <높이>보다 <깊이>있는 삶은 살아가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의 인생관은 “평생 사랑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라!” 입니다. 아마 이게 무슨 말일까 하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59년째 일기를 쓰는 남자가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8순이 넘었는데 60년째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60여권에 달하는 그의 일기책엔 인생 역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말하자면 자신의 인생 실록인 셈입니다.

49년째 신문 스크랩을 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이 분도 8순을 넘긴 노익장입니다. 가난해서 학업을 할 수 없었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을 막울 수 없어 시작한 신문 스크랩이 1300여권이나 됩니다. 무게로 따지면 2.5톤이 넘습니다. 그는 2006년 스크랩으로 한국기네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50년째 유명인 즉 VIP 사인을 모으는 농부도 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그를 사인 박사라고 부릅니다. 그는 그동안 클린턴 대통령, 히딩크 감독, 고르바쵸프 대통령 등 VIP 사인만 1000여장 수집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처럼 높이보다 깊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노하우가 없을까요? 있습니다. 바로 <세상 노트>를 만드는 것입니다. <세상 노트>는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요?

아주 간단합니다. 시중에서 5천원 정도하는 스프링 노트를 하나 장만하시기 바랍니다. 그다음엔 그 노트 표지에 <그것이 알고 싶다>라고 적으시고 매일 1장씩 살면서 알고 싶은 것, 느낀 점 등을 기록해 가시는 것입니다. 주제는 무엇이든지 상관이 없습니다. 평소 관심이 있는 것이면 됩니다. 다만 조건이 하나 있는데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여러분이 무엇을 하는가에 관심을 두지 않고 그것을 어떻게 하는가를 봅니다.

임진년 새해엔 <평생 사랑할 수 있는 일>을 하나 선택해서 한번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인생은 높이가 아니라 깊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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