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마법의 토네이도 속으로 들어간 도로시!
<프롤로그>
어린 시절 만화책은 지식탐구와 상상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지금도 주인공들의 재밌는 표정과 말풍선 속 다양한 표현들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다.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드라마와 영화 또한 삶을 살아가는데 큰 즐거움과 지혜를 주었다. 사람들이 비현실적 상황들을 “영화와 같은 삶”이라고 말하지만, 급변하는 현재의 삶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드라마티컬한 삶이라는 것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과학, 역사, 상식, 직업의 특성, 패션, 건축양식, 사랑의 방식, 세계인들의 문화 등 영화에서 배우고 엿본 시간은 직접 우주에 가보지 않고도 우주를 알고 타임머신을 타지 않아도 과거와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도 많은 재난 영화 속에서의 교훈과 적용 점을 찾아내어 현실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영화 <트위스터 (Twister), 1996>에서 악마의 토네이도를 알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들어간 도로시 탐사대처럼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마법의 토네이도 속으로 들어간 도로시!
<영화 줄거리 요약>
1969년 6월 주인공이 어린 시절 미국 오클라호마에 불어닥친 강렬한 토네이도(회오리바람)로 조(헬렌 헌터 분)의 아버지는 지하실에서 가족을 지켜내다가 희생된다. 그 장면을 목격한 그녀는 아무 예고 없이 별안간 들이닥쳐 엄청난 인명피해를 주는 토네이도로 인한 희생을 막기 위해 악천후 전문 박사로 성장하면서 아버지를 앗아간 토네이도에 대항해 나간다. 그러나 같은 기상전문가인 그녀의 남편 빌리(빌 팩스로 분)는 그녀의 광적인 집착에 질려 결국 이혼을 결심한다. 빌리는 멜리사라는 심리치료사와 새로운 관계를 꿈꾸고 동시에 기상 전문 아나운서로 변신을 시도한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빌리가 이혼서류에 사인을 받기 위해 찾아간 현장에서 뜻밖에 상황에 직면한다. 바로  자신이 고안한 토네이도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는 센서(sensor)가 탑재된 계측기 ‘도로시(Dorothy’)가 완성된 것을 보게 된 것이다. 이윽고 그는 승부 근성이 발동하여 최후로 토네이도 사냥에 동참하게 된다.

하지만 비열하게도 빌리의 기술을 도용한후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조나스 밀러도 동참하게 되면서 토네이도 추격전이 경쟁전으로 바뀐다. 그러나 두 개의 폭풍 전선이 합류되며 파괴력이 증폭되는 희귀한 기상이변을 동반한 F5급 초강력 토네이도가 몰아닥치면서 생명을 건 전쟁이 시작된다. 한편 악당 조나스는 빌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고집을 부리다가 토네이도에 잔인하게 희생되고 만다. 천신만고 끝에 조와 빌리는 마지막 남은 4번째 도로시를 저승사자 같은 토네이도 속으로 밀어 넣는 데 성공하여 숨겨진 회오리바람의 실체를 밝혀낸다. 또한, 죽음을 무릅쓰는 추적과정에서 조와 빌리는 일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서로를 깊이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고 뜨거운 키스로 재결합을 하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마법의 토네이도 속으로 들어간 도로시!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마법의 토네이도 속으로 들어간 도로시!
<관전 포인트>
A. 토네이도가 무서운 이유는?
토네이도는 시속 400Km가 넘는 강력한 스피드와 예측 불가한 이동성으로 세기와 이동 경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많은 인명피해를 발생시킨다. 토네이도의 정체를 미리 파악하면, 3분도 안 되는 긴박한 예보 시간을 15분이나 앞당겨 주민들에게 대피할 시간을 줄 수 있는 경보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게 된다. 이는 조 박사의 아버지와 같은 인명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

B. 계측기 도로시(Dorothy)의 용도는?
토네이도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오랜 세월을 연구했지만, 토네이도의 실체는 잘 파악되지 않았다. 돌풍 내부의 수치를 과학적으로 잴 수 없으니 속에서 일어나는 상황과 구조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빌리는 직접 개발한 계측기인 도로시(오즈의 마법사의 주인공 도로시가  에메랄드 시티에 사는 오즈의 마법사의 실체를 알아냈듯이 미지의 토네이도 정체를 알아내려는 염원이 담김)를 토네이도 안에 밀어 넣어 수백 개의 감지기(센서)가 토네이도를 타고 빨려 올라가 토네이도를 정확히 분석하게 만든다. 머스코기 주립대학 감지기들이 돌풍과 같이 날면서 내부구조, 풍속과 흐름을 송신해서 지난 30년간 연구한 것보다 더 많은 자료를 30 초안에 얻어내는 시스템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토네이도의 윤곽이 드러나게 되는 획기적 사건이다.

C. 빌리가 조와 이혼하려고 했던 이유는?
조는 어릴 적 토네이도로 인해 아버지가 희생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어 토네이도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위험에 몸을 던지게 된다. 그런 그녀에게 빌리는 “당신은 고집불통이고 강박관념에 사로잡혔어. 사고는 있기 마련이야, 그건 설명도 안 되고 예측도 못 하는 거야. 자신을 죽인다고 아빠가 살아오진 못해, 자신의 삶을 찾아야지 과거 속에 파묻혀 있지 말고 자기 앞에 뭐가 있나 보라고, 내가 있단 말이야”라며 독종처럼 일하는 그녀를 일깨우려 했지만 포기하지 않는 그녀에 질려 이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도로시를 토네이도에 투입하는 목숨을 건 과정에서 서로의 깊은 사랑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D. 빌리의 새로운 연인이 떠나간 이유는?
빌리는 조의 일 중독에 질려 불임 전문치료사인 멜리사와 결혼하려 한다. 하지만 이혼서류에 조의 사인을 받으러 왔다가 갑자기 불어닥친 토네이도를 추격하는 데 동참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멜리사는 탐사대원들의 위험에 무릅쓰는 행태에 놀랍게 되고 두 사람의 유대와 사랑 또한 깊다는 것을 목격하고 스스로 떠나가게 된다.

E. 계속 실패하던 계측기를 토네이도 속에 넣을 수 있었던 방법은?                                  번번이 강한 바람에 도로시가 쓰러져 실패하던 조는 와키타에 있는 메그 이모를 구하기 위해 갔다가 이모의 집 앞에서 바람에 돌아가는 모빌 조형물을 본다. 이 원리를 이용해 탐사대원들과 함께 빈 알루미늄 콜라 캔을 잘라 계측기 도로시 볼에 바람개비를 붙여 토네이도 속에 집어넣게 된다. 수많은 도로시 볼은 토네이도 속으로 날아들어 가면서 중심권 온도 등 미지에 있던 토네이도에 관련된 많은 자료가 분석되기 시작한다.

F. 조와 빌리가 토네이도 속에서 살아나온 방법은? 
조와 빌리는 토네이도 속으로 도로시를 성공적으로 밀어 넣었으나, 예상과 달리 회오리바람은 두 사람을 향해 다시 돌아오게 된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두 사람은 인근 종마장으로 뛰어 들어가 9미터가량 깊게 박힌 수도 배관에 안장용 가죽끈을 몸에 감아 온몸으로 토네이도가 지나갈 때까지 버틴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마법의 토네이도 속으로 들어간 도로시!
<에필로그>
영화 <트위스터>에서 어마어마한 굉음과 낙뢰가 번쩍이는 토네이도를 추격하는 탐사대들은 “보통 사람들은 위험을 피하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모험정신의 소유자는 위험을 따라간다!”라며 다 함께 음악을 틀며 고함을 치면서 점점 토네이도 세력이 강해질수록 집념을 불태운다. 어떤 탁월한 결과물을 내는 데는 강한 집념과 끊임없는 호기심, 그리고 거침없는 실행력을 갖춘 괴짜들이 중심에 있는 경우가 많다. 영화 주인공 조도 일생을 걸고, 자신의 비극이 남에게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처절히 싸우는 눈물겨운 모습을 보여준다.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현주소를 매 순간 정확히 성찰하고 가치 있는 신념을 향해 거침없이 매진해야 한다. 진정한 명품은 물질이 아닌 바로 탁월한 사유의 시선으로 운명의 돌풍에 도전해 나가는 사람들이다. 1508년 미켈란젤로가 4년간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천장에 물감을 칠해나가는 고된 작업으로 목과 눈에 이상이 생기면서 탄생시킨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의 웅장하고 숭고한 위대한 작품 ‘천지창조’처럼 목숨을 걸지 않으면 걸작은 탄생하지 않는 것이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