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결국은 돈 문제야!] 화폐중심의 사회는 변화할것인가?
블록체인의 강점은 탈중앙화 시스템인데, 이 탈중앙화시스템이 기존 중앙화 방식의 화폐중심의 사회에서 더 발전된 미래사회로 발전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 이러한 변화에 긍정적인 기대를 하는 이들은 많지만, 부정적이거나 회의적인 이야기는 적게 논의되고 있는 게 사실. 어쩌면 탈중앙화 변화를 가장 어렵게 만드는 건 중앙화에 익숙해져 버린 대중의 습관 때문은 아닐까.

결혼한 부부가 싸움하고 그 싸움이 해결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러 이혼에 이르는 걸 우리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원인을 살펴보면 당사자들은 대부분 ‘성격 차이’라고 하지만 그 성격 차이를 규명해주는 현상적 근거에는 부부간의 습관의 차이가 큰 영향을 주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평생에 걸쳐서 만들어진 한 사람의 습관은 사랑의 힘으로도 극복하기 어려운 숙제이다.

탈중앙화의 핵심 가치는 무엇일까. 그것은 주요한 정보(로그인 정보, 개인의 주된 거래정보 등)를 중앙의 기관이 관리 및 통제하지 않고 개인들이 직접 관리하고, 주요한 의제를 다양한 개인들이 합의로 결정하게 하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좋은 가치 같지만, 중앙에 의해 편리하고 쉽게 결정되고 관리되던 정보를 개인이 직접 관리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또 주요한 논제에 대해 다양한 개인이나 그룹의 의견을 듣고 결정해야 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될 수밖에 없다. 기존에는 개인이 로그인 비번을 잃어버리면 중앙에서 관리해주는 기업, 기관에서 해결해주지만, 탈중앙화 시스템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서 해결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스스로 비밀번호를 잘 관리하는 습관이 형성되어야 하는 ‘숙제’가 존재한다. 또 기존에는 중앙의 일부에 사람들에 의해서 쉽고 빠르게 결정되던 사항들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논의가 필요하다. 이렇게 된다면 ‘대중의 습관을 바꾸고 익숙했던 중앙화 방식에서 탈중앙화로 변화를 해야 하는 당위성이 존재하는가’라는 문제를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민주주의는 모든 시민이 동일하게 1표를 가짐으로써 모든 시민이 같은 권리를 보장받게 된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어떻게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하지만 지나친 부의 쏠림과 권력의 집중화는 자본주의가 가진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모두가 같은 부를 소유할 순 없지만, 상위의 몇 퍼센트에 부가 쏠리는 현상을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과제라 생각된다.

필자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블록체인에 있다고 본다. 블록체인 기술이 사회 각 분야에 적용되면 지금의 사회 구조에서 많은 자본을 독점하고 있는 플랫폼 중심의 기업이나 유통 시스템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현재는 일차 산업에 종사하는 생산자들은 거의 이익을 얻지 못하고 유통 회사나 큰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대부분의 수익을 가져간다. 실제로 가장 큰 노력과 노동력을 제공한 생산자들에게는 불공평한 구조다. 일차 산업에 종사하는 생산자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산업 구조에서 실제 노동력과 가치를 생산한 이들에게 합리적인 수익이 분배되지 않는 현상을 우리는 자주 볼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전 사회 분야에 적용되면 모든 거래가 공개되고 중간의 불필요한 유통 과정이 사라짐으로써 생산자-소비자 간 직거래가 활성화되고 사회에서 재능과 능력에 어울리는 일자리들이 더욱 많이 생겨날 것이다. 또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최소한의 시스템 마련에 블록체인 기술이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블록체인 기술은 상당히 진보했고, 이를 사회 시스템에 적용하는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서 대중들과 사회 지도층의 인식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우리 사회는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개인 크리에이터, 프리랜서, 조직의 해체, 1인 가구 증가 등 현대사회는 여전히 구시대의 질서가 유지되면서 새로운 사회 계층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사회 변화가 먼저 시작되었고 이러한 변화를 사회 시스템에 잘 적용할 수 있는 기술도 나왔으니 이제는 실제 사회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중앙화와 탈중앙화 시대가 공존하는 새로운 사회로 진입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다고 본다.

인터넷이 인류 사회에 큰 변혁을 일으켰듯이 5~10년 후에는 블록체인으로 인해 변화된 사회를 경험하고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그 변화의 주도는 특정 그룹이 아닌 대중들이 이끌어 간다는 사실을 모두가 기억하고 실천에 옮길 때가 진정한 탈중앙화 시대로 접어드는 시기일 것이다.



김동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