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중호가 뽑아낸 7골 가운데 4골에 관여…'주장의 품격!'

[U20월드컵] '어느새 1골 3도움' 이승원…2회 연속 8강행 '숨은 영웅'
말 그대로 '언성 히어로(unsung hero)'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주장 완장의 무게를 감당하며 알토란 같은 공격포인트(1골 3도움)를 작성한 '중원 살림꾼' 이승원(강원)이 김은중호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진출의 숨은 영웅으로 인정받았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팀은 2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콰도르와 대회 16강전에서 3-2 진땀승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2019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U-20 월드컵 8강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더불어 이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인 2019년 대회 준우승 재현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전반 19분 만에 2골을 몰아친 김은중호는 전반 36분 페널티킥으로 실점한 뒤 '앞서면서도 쫓기는' 불안한 상황에서 후반전을 시작했다.

다행히 대표팀은 후반 3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주장 이승원이 오른발로 차올린 킥을 공격에 가담한 중앙 수비수 최석현(단국대)이 머리로 방향을 돌려 이날 경기의 결승골을 작성, 결국 3-2로 이길 수 있었다.

최석현의 헤더도 좋았지만, 골키퍼가 뛰어나오기 쉽지 않은 곳으로 볼을 투입한 이승원의 킥 감각도 빛났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이영준(김천)이 2골로 팀 최다골을 작성한 가운데 이승원, 김용학(포르티모넨스), 박승호(인천), 배준호(대전), 최석현(이상 1골)이 득점에 가담하며 총 7골을 뽑아냈다.

이승원은 득점은 1골 뿐이지만 도움은 무려 3개로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뽑아낸 7골 가운데 절반이 넘는 4골에 관여하는 '특급 플레이'를 펼쳤다.

[U20월드컵] '어느새 1골 3도움' 이승원…2회 연속 8강행 '숨은 영웅'
이승원은 2-1로 승리한 프랑스와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김용학의 패스를 받아 80m를 질주해 선제골을 책임진 뒤 프리킥 상황에서 정확한 크로스로 이영준의 결승골을 도왔다.

온두라스와 2차전에서도 이승원은 후반 17분 팀이 1-2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오른쪽 코너킥으로 박승호의 헤더 동점골을 끌어내며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 팀의 2-2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감비아전(0-0무)에서 이승원은 전반만 소화하며 공격포인트를 쌓지 못했지만 이날 에콰도르를 상대로 최석현의 결승 헤딩골의 발판이 되는 코너킥 크로스로 팀의 8강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U20월드컵] '어느새 1골 3도움' 이승원…2회 연속 8강행 '숨은 영웅'
이승원은 K리그1 강원FC 소속이지만 팬들에게는 아직 낯선 얼굴이다.

지난해 단국대에 입학한 이승원은 그해 12월 강원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진출했지만, 아직 K리그1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강원 B팀이 나서는 K4리그(4부리그)에서만 뛰었다.

이승원의 강점은 중원에서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공격형은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는 덕에 행동반경이 넓고, 패스 능력도 뛰어나다 보니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수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잘 수행하며 김은중호의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하고 있다.

프랑스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1골 1도움을 작성하고 "기쁨은 오늘까지만 만끽하겠다"라며 진중한 모습을 보인 이승원은 오는 5일 오전 2시 30분 나이지리아와의 대회 8강전에서도 또 한 번 '주장의 품격'을 뿜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