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23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된 지난 1일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 경기가 열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시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023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된 지난 1일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 경기가 열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시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마흔두 번째 프로야구 시즌이 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함께 막을 올렸다. 2023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개막전은 모든 구장 티켓이 매진됐다. 10개 구단 체제에서 개막전 표가 모두 팔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KBO 사무국은 지난 1일 잠실(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 문학(기아 타이거즈-SSG 랜더스) 대구(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 수원(LG 트윈스-KT 위즈) 고척(한화 이글스-키움 히어로즈) 등 5개 구장에서 열린 개막전에 10만5450명이 입장하며 ‘만원 관중’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개막전 전 구장 매진은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KT 위즈와 NC 다이노스가 없어 8개 구단 체제였다.

역대 개막전 관중 수에선 2019년 3월 23일 11만4021명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날 인천 SSG랜더스필드(2만3000명)가 가장 먼저 매진을 발표했고 고척돔(1만6000명)과 잠실구장(2만3750명), 수원 KT위즈파크(1만8700명),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2만4000명)가 입장권이 모두 팔렸다고 알렸다. 막내 구단 KT의 홈 개막전이 매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잠실과 인천 경기는 이튿날도 매진돼 개막 2연전이 모두 동났다. SSG는 인천 연고 프로야구단으로는 처음으로 개막 2연전 만원 관중을 달성했다. SSG는 전신 SK 와이번스를 포함해 여덟 차례 개막전 매진을 달성했으나 개막 2연전 표가 모두 동난 적은 없었다.

선수들은 화끈한 타격으로 야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에게 화답했다. 현역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인 추신수(40·SSG)는 1일 기아와의 개막전에서 1회말 솔로홈런을 터뜨려 올 시즌 1호 홈런의 영광을 안았다. 선발로 나선 에이스 김광현(35·SSG)은 5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이자 리그 통산 150승을 신고했고 ‘개막전 징크스’에서도 벗어났다. 김광현은 이전까지 세 번의 개막전 선발에 나서 2패만 안았었다. 만원 관중 흥행을 이끈 이승엽 두산 감독(47)의 데뷔전에서는 두산이 12-10 대역전승을 거두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 감독은 “선수 때보다 더 좋다”며 활짝 웃었다.

두산은 2일 경기에선 롯데에 0-2로 패했다. 10개 구단 중 개막 2연전을 모두 승리한 건 키움이 유일했다. 키움은 한화를 상대로 개막전에서 3-2, 2일 경기에선 7-6으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다. 한화는 올 시즌 개막 2연패를 당한 유일한 팀이 됐다. 남은 8개 구단은 모두 1승1패로 한 경기씩 나눠 가졌다.

1일 삼성라이온즈파크 경기에선 야구광으로 알려진 윤석열 대통령이 ‘깜짝 시구자’로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구단과 대통령실은 경호와 보안상 이유로 윤 대통령의 개막전 시구를 철저히 비공개로 했다. 현직 대통령이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시구한 건 전두환,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프로야구 모든 경기를 통틀어선 전두환 김영삼 노무현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여섯 명째이고 횟수로는 여덟 번째(김영삼 전 대통령 3회)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