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후 부상으로 주춤했던 함덕주, kt전 연장서 2이닝 무실점 쾌투
LG 함덕주, 2년 만에 승리…"가슴이 두근거렸다"
2023년 LG 트윈스의 첫 승을 이끈 이는 3안타를 친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도, 3타점을 올린 김현수도 아니었다.

오랜 기간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던 좌완 불펜 함덕주(28)가 주인공이었다.

함덕주는 2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kt와 방문 경기 9-9로 맞선 연장 10회에 등판해 2이닝을 무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10-9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LG는 선발 투수 김윤식이 2회말 조기 강판하며 불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구원 등판한 임찬규도 3회에 흔들린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LG는 백승현, 김진성, 정우영, 박명근, 진해수, 이정용 등 불펜을 쏟아부으며 경기를 이어갔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고, 불펜엔 송승기와 유영찬, 함덕주만 남았다.

송승기와 유영찬은 1군 통산 10경기도 출전하지 않은 신인급 투수들이다.

염경엽 감독은 함덕주를 연장 10회에 투입했다.

함덕주는 노련한 투구로 kt 타선을 잠재웠다.

조용호와 강백호를 모두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앤서니 알포드는 직구를 던져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함덕주가 3명의 핵심 타자를 간단하게 잡아내자 LG 타선은 힘을 내기 시작했다.

연장 11회초 스퀴즈 번트로 점수를 짜냈다.

함덕주는 연장 11회에 다시 마운드에 올라갔다.

그리고 박병호와 김준태, 황재균을 삼자 범퇴로 잡아내며 길었던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함덕주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5㎞에 그쳤으나 제구력이 일품이었다.

LG 함덕주, 2년 만에 승리…"가슴이 두근거렸다"
함덕주는 참 오랜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그가 승리를 거둔 건 2021년 4월 4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약 2년 만이다.

지난 2년은 함덕주에게 고통의 시간이었다.

두산 베어스 시절 선발과 불펜에서 맹활약했던 함덕주는 2021년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통풍과 팔꿈치 부상 등이 겹치면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수술받은 뒤에도 기량은 회복할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시즌엔 단 13경기, 12⅔이닝만 소화했다.

그나마 5월 5일 두산전 이후엔 단 한 번도 1군 경기에 서지 못했다.

그 사이 함덕주와 맞트레이드 된 양석환은 펄펄 날았다.

2021시즌 28개, 2022시즌 20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함덕주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2022시즌을 마친 함덕주는 누구보다 열심히 2023시즌을 준비했다.

그는 "그동안 부상으로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매우 죄송했다"며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더욱 집중했다"고 말했다.

함덕주에게 재기의 기회는 곧바로 찾아왔다.

그는 개막 후 두 번째 경기,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마치 신인 첫 등판 때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며 "떨리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함덕주는 전성기에 던졌던 공을 그대로 뿌렸다.

6명의 타자를 완벽하게 처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그는 "그동안 좌타자에 약하다는 평가가 있어서 슬라이더 훈련을 열심히 했고, 이에 오늘 자신 있게 상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선 건강함을 유지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