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징계위원회 참석해 "죄송하다"며 뒤늦은 참회
영장 기각으로 불구속 상태로 수사받아…최근까지 시범경기 등판
성범죄 연루로 롯데서 쫓겨난 서준원, KBO 영구 실격까지 가능
한때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의 미래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서준원(23)의 프로야구 선수 인생은 끝났다.

롯데 구단은 23일 "서준원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법행위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현재 검찰로 이관했음을 확인했다"며 "곧바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검찰 기소 여부와 관계없이 최고 수위인 퇴단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개성중과 경남고를 졸업한 뒤 계약금 3억5천만원을 받고 2019년 롯데 1차 지명 선수로 입단한 서준원은 '미완의 대기'로 대접받았다.

프로 첫해인 2019년 4승 11패 평균자책점 5.47, 이듬해 7승 6패 평균자책점 5.18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도 구단은 꾸준히 기회를 줬다.

그러나 서준원은 자기 관리 부족으로 마운드에서 고등학교 때만 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연루하고 말았다.

지난해 말 해당 혐의로 수사를 받기 시작한 서준원은 최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전까지 구치소에 대기하다가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받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준원은 버젓이 괌과 일본 오키나와로 이어진 구단 스프링캠프에 참석하고, 프로야구 시범경기까지 등판했다.

구단에 이와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는 중이라는 걸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성범죄 연루로 롯데서 쫓겨난 서준원, KBO 영구 실격까지 가능
서준원은 시범경기에 세 차례 등판했는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직전인 2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3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좋은 투구를 보여주기까지 했다.

서준원은 미성년자 관련 성범죄에 연루한 것을 구단은 물론이며 가족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구단은 23일 오전에야 서준원의 비위를 접하고 곧바로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구단 관계자는 "서준원이 징계위원회에서 본인의 혐의를 인정했기 때문에 검찰 조사 중임에도 퇴단이라는 징계를 결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 본인은 조용히 넘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구단에 통보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징계위원회에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이미 구단으로부터 퇴단 징계를 받은 서준원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징계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3일 롯데 구단으로부터 경위서를 접수한 KBO 사무국은 절차에 따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KBO 야구 규약에 따르면, 선수에게 가장 무거운 징계인 '영구 실격'을 내릴 수 있는 행위는 승부 조작·성범죄·병역 비리·2회 이상 도핑 적발·3회 이상 음주운전 적발 등이 있다.

성폭행과 성추행은 영구,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실격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안 그래도 악재로 가득한 한국 프로야구는 2023년 정규시즌 개막을 불과 9일 앞두고 대형 추문과 맞닥뜨리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