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르나르와 갈등…프랑스축구협회 "돌릴 수 없는 지경이라 판단"
'내분' 생긴 여자축구 강호 프랑스, 월드컵 앞두고 감독 경질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개막이 1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강호' 프랑스가 간판 선수와 마찰을 빚은 감독을 내쳤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축구협회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코린 디아크르 감독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축구협회는 "자체 조사 결과 디아크르 감독과 일부 고참 선수 간 심각한 갈등이 있었다"며 "이런 갈등이 팀에 해를 끼치고 있으며 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파악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측면을 고려해 디아크르 감독이 더는 여자 대표팀을 이끌게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표팀의 주축인 중앙 수비수 웬디 르나르와 디아크르 감독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르나르가 지난달 24일 더는 대표팀에서 뛰지 않겠다며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RMC스포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르나르는 디아크르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지 않으면 대표팀으로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142경기에 나선 르나르는 7회 연속 FIFA-FIFPRO(국제축구선수협회) '월드 11'에 뽑히는 등 세계 정상급 선수다.

르나르는 소셜미디어에 "최고 수준에서 멀어진 현 대표팀 시스템을 더는 지지할 수 없다"며 "슬프지만 내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썼다.

이후 공격수 마리앙투아네트 카토토와 카디디아투 디아니 역시 르나르에 '대표팀 보이콧'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내분' 생긴 여자축구 강호 프랑스, 월드컵 앞두고 감독 경질
디아크르 감독은 2017년 유럽여자축구선수권대회(여자 유로 2017) 8강에서 탈락한 직후 르나르의 대표팀 주장직을 박탈했다가 2021년 다시 완장을 돌려준 적이 있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이런 사적 앙금에 더해 르나르가 대표팀의 코칭스태프 구성, 전술, 선수 선발 기준, 훈련 계획 등이 체계적이지 못한 점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전했다.

르나르처럼 현역 시절 프랑스 여자 대표팀의 '캡틴'이자 중앙 수비수로 A매치 100경기를 넘게 뛴 디아크르 감독은 전날 대리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폭력적이고 기만적 중상모략이 표적이 됐다"고 맞섰다.

디아크르 감독은 "계속 내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이번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자랑스럽게 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지휘봉을 놓게 됐다.

여자축구 '강호' 중 내분으로 시끄러운 팀이 프랑스만은 아니다.

2년 연속 FIFA 올해의 여자 선수로 뽑힌 알렉시아 푸테야스(바르셀로나)가 이끄는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지난해 9월 선수 15명이 호르헤 빌다 감독의 지도 방식이 강압적이라며 반발, 보이콧에 돌입했다.

선수들의 반발 속에서도 스페인축구협회의 지지를 받아낸 빌다 감독은 계속 지휘봉을 쥐고 월드컵을 준비 중이다.

'내분' 생긴 여자축구 강호 프랑스, 월드컵 앞두고 감독 경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