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종합 우승…금메달 14개와 '금의환향'
"3월 서울 세계선수권서도 잘할 수 있다"
쇼트트랙 박지원 "월드컵 우승 트로피, 선수촌에도 가져갈 것"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남자부 종합 랭킹 1위로 우뚝 선 박지원(27·서울시청)이 '금의환향'했다.

2022-2023 ISU 월드컵 6차 대회를 마친 박지원 등 10명의 쇼트트랙 대표팀은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지원은 이번 시즌 쇼트트랙 월드컵 랭킹 총점 1천68점으로 2위 홍경환(674점·고양시청), 3위 스티븐 뒤부아(668점·캐나다)를 큰 차이로 제치며 남자부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월드컵 1차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딴 그는 2차 대회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를 목에 걸었고, 3차 대회에서는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4, 5차 대회에서 각각 3관왕과 2관왕에 오른 데 이어 올 시즌 마지막 월드컵 대회에서도 3관왕으로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번 월드컵 시리즈에서만 14개의 금메달, 4개의 은메달을 목에 건 그는 ISU가 월드컵 창설 25주년을 맞아 남녀 종합 1위에게 수여한 특별 트로피 '크리스털 글로브'의 초대 수상자가 됐다.

쇼트트랙 박지원 "월드컵 우승 트로피, 선수촌에도 가져갈 것"
입국장으로 들어선 박지원은 "ISU에서 멋있고 아름다운 트로피를 만들어주셨다.

첫 트로피의 주인공이 돼 정말 기쁘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케이스도 줬는데, 내장재까지 완벽하게 해 깨지지 않게 가지고 왔다.

매일 같이 트로피를 만지고 보면서 그 기분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언제나 트로피를 곁에 두겠다고 했던 그는 이날도 "진천 선수촌에도 트로피를 가져갈 거다.

본가에 가서 부모님께 잠시 보여드린 뒤에 가지고 가겠다"면서 "일어날 때와 누울 때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두고 하루를 시작할 때와 끝마칠 때마다 볼 것"이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박지원은 그간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2015-2016시즌 태극마크를 달았던 그는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 황대헌(강원도청) 등 다른 대표팀 선수들의 그늘에 가릴 때가 많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꿈의 무대에 서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박지원은 다시 두각을 드러냈다.

황대헌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으며 '금빛 질주'에 앞장섰다.

박지원은 "트로피를 받을 때 만감이 교차했다.

월드컵 모든 경기가 생각이 나더라. 어려웠던 경기, 잘 풀렸던 경기가 다 생각났다"며 힘들었지만, 보람찬 시즌을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앞서 2∼3년의 공백이 있었는데, 그 기간 내가 완벽하게 준비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외국 선수들이 날 잊었을 수도 있지만, 그들에게 내 이름을 다시 되새겨주고 싶었다"고 올 시즌 품었던 각오를 전했다.

쇼트트랙 박지원 "월드컵 우승 트로피, 선수촌에도 가져갈 것"
아웃코스 역주로 짜릿한 우승을 거둔 이번 6차 월드컵 1,000m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매번 똑같은 것을 고수하지 않았다.

쇼트트랙은 변수가 많은 종목이라 항상 같은 기술을 사용해 같은 레이스를 하면 상대에게 읽힌다.

매번 새롭게 도전한 것이 승리한 요인"이라고 꼽기도 했다.

큰 대회를 마쳤지만,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박지원은 3월 10∼12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장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한다.

"세계선수권대회에 데뷔한 장소가 서울이었다"고 떠올린 박지원은 "이번에도 잘할 수 있다.

금메달은 1개가 됐든, 14개든, 20개든 딸 때마다 기쁘다.

무조건 많이 따면 좋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더 나아가 꾸준한 활약을 바탕으로 다음 올림픽 출전까지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박지원은 "다음 시즌도 열심히 하다 보면 꿈을 이룰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