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후 최다인 17득점…"3점이 곧 골밑인 캐롯에 기죽지 않아"
회심의 '더블 클러치' 선보인 SK 최부경…"선형이형 따라 했죠"
"원투 스텝을 밟고 (덩크슛을) 찍어야겠다고 결심하고 떴죠. 그런데 로슨이 너무 커서 무조건 진다는 생각이 들어 한 번 접었습니다.

"
프로농구 서울 SK의 빅맨 최부경은 5일 고양 캐롯과 홈 경기에서 나온 유려한 '더블 클러치' 장면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최부경은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이 경기 2쿼터 종료 5분 52초 전 김선형이 돌파 후 내주는 패스를 받아 골밑으로 돌진했다.

그러나 로슨이 블록슛을 시도하자, 팔을 쭉 빼더니 골대 반대편까지 날아간 후 넘어지면서 깔끔한 레이업을 마무리했다.

이는 한 번 공중으로 도약해 레이업 직전까지 또 다른 팔 동작을 통해 상대 수비를 피하는 기술로, 이른바 '더블 클러치'라 불리는 고급 기술이다.

2m에 100㎏이 넘는 거구의 빅맨이 어려운 동작을 부드럽게 성공하자 관중석에서 터져 나온 환호성이 경기장을 메웠다.

이 장면을 돌아본 전희철 감독은 "이 기술을 (최부경이) 하긴 하는데 그간 잘 못 넣었다.

이번에는 집중력이 좋았다"고 웃었다.

사실 이 동작을 프로농구에서 가장 잘 구사하는 선수가 SK의 '돌격대장' 김선형이다.

김선형은 "부경이의 몸 상태가 정말 올라왔다는 걸 느끼는 장면이었다.

놀라운 더블 클러치였다"고 평했다.

최부경은 "선형이형을 따라 한 것"이라며 "연습할 때 '김선형!'하고 외치면서 더블 클러치를 연습하곤 했다"고 말했다.

회심의 '더블 클러치' 선보인 SK 최부경…"선형이형 따라 했죠"
이날 최부경은 17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한 최부경이지만, 공격보다는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 주력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

이날 올린 17득점도 2018년 11월 13일 서울 삼성전에서 20점을 올린 이후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전 감독은 "내가 선수 개인은 칭찬하지 않는데, 오늘은 공수 양면에서 깜짝 놀랐다"며 "신인 시절을 보는 것 같다고 농담도 했다"고 흡족해했다.

최부경은 "공격에서 김선형, 최준용, 자밀 워니 선수가 맛 좋은 패스를 많이 넣어줬다.

(덕분에) 머뭇거리는 버릇도 없어졌다"고 돌아봤다.

최부경의 활약에 SK는 캐롯을 96-83으로 넉넉하게 꺾었다.

캐롯은 프로농구 최고 3점 팀답게 13개의 3점을 적중했지만, 리바운드(26-36), 속공 득점(0-20) 등에서 모두 밀렸다.

최부경은 "캐롯전에서는 3점보다는 차라리 중거리 슛을 준다는 생각으로 수비한다"며 "3점을 맞더라도 고개를 숙이거나 풀이 죽은 모습 없이 우리가 하던 농구를 계속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롯은 3점이 곧 골밑슛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기죽지 않고 우리 속도대로 임했던 게 주요했다"고 덧붙였다.

회심의 '더블 클러치' 선보인 SK 최부경…"선형이형 따라 했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