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강호' 태국 상대하는 박항서…웃으며 5년 동행 끝낼까

베트남, 13일·16일 태국과 미쓰비시컵 결승 1·2차전 격돌
박항서 부임 뒤 태국과 1승 3무 1패 '팽팽'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웃으면서 작별할 수 있을까.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국립경기장에서 태국을 상대로 '동남아의 월드컵'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결승 1차전을 치른다.

이어 16일 오후 9시 30분 결승 2차전을 원정으로 치러 1·2차전 합계 점수로 우승팀을 가린다.

1, 2차전 합계 점수에서 승부가 나지 않으면 연장전을 치른다.

그래도 승자가 나오지 않으면 승부차기를 실시한다.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베트남 지휘봉을 내려놓을 예정이어서 이번 결승전이 그의 고별 무대다.

동남아 중위권 팀으로 분류되던 베트남은 2017년 9월 부임한 박 감독의 지휘 아래 이 지역의 강호로 급부상했다.

'박항서호 베트남'이 명실상부 동남아 최강팀으로 인정받게 된 계기는 2018년 스즈키컵(현 미쓰비시컵) 우승이다.

베트남에 10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긴 박 감독은 '국민 영웅'의 지위를 굳건히 했다.

이후 베트남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진출하는 등 상승세를 제대로 탔다.

베트남이 월드컵 최종예선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박 감독과 베트남은 이번 미쓰비시컵에서 우승해 '동남아 최강'의 지위를 재확인하고 5년 동행을 끝마치려 한다.

박 감독은 인도네시아와 준결승 2차전 뒤 기자회견에서 "베트남 선수들은 다른 동남아시아 팀들보다 한 단계 위에 있다"고 자평했다.

다만, 태국은 베트남이 동남아 최강이라는 평가에 고개를 젓는다.

태국은 미쓰비시컵 최다 6회 우승 기록을 보유한 동남아 전통의 강호다.

흥행력으로만 따지면 아시아 전체에서도 상위권에 드는 자국 리그를 바탕으로 동남아 어떤 나라보다 축구 발전의 토대를 탄탄하게 구축한 나라가 태국이다.

박항서호 베트남이 부상하기 전까지 태국이 동남아의 '1강'으로 군림했다.

사실 박항서호 출범 뒤에도 베트남이 태국에 확연하게 우세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베트남은 지난해 열린 동남아시안(SEA) 게임에서 태국을 결승에서 꺾고 우승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U-23(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였다.

A대표팀 간 맞대결 전적을 놓고 보면, 박 감독 부임 뒤 베트남과 태국은 1승 3무 1패로 팽팽하다.

박항서호는 2019년 킹스컵 준결승에서 태국에 2-0으로 승리했을 뿐, 이후 4경기에서는 무승(3무 1패)에 그쳤다.

특히 2020년 스즈키컵 준결승에서 태국에 1·2차전 합계 0-2로 져 대회 2연패에 실패하며 자존심에 크게 금이 간 바 있다.

이번에도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태국의 강점은 막강한 화력이다.

조별리그에서 참가 팀 중 최다인 13골을 몰아친 태국은 준결승전에서도 말레이시아에 3골을 퍼부었다.

대회 득점 랭킹 1위(6골)인 티라실 당다와 '조커'로 맹활약하는 아디삭 크라이손(2골)을 박항서호가 막지 못하면 4년 만의 챔피언 타이틀 탈환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번 대회 유일한 무실점 팀인 베트남은 한 차원 높은 수비조직력과 빠른 공격이 강점이다.

대회 득점 랭킹 2위에 올라있는 응우옌 티엔 린이 티라실을 제치고 득점왕으로 등극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준결승을 먼저 치러 휴식 시간이 하루 더 많이 주어진 점은 베트남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