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연속 골든글러브' 이정후 "힘들 때마다 마음 다잡는 계기"
'타격 5관왕'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의 어머니는 아들이 지난 4년간 연말이면 항상 받아온 골든글러브를 집 현관에 전시한다.

집을 나설 때마다 보이는 황금 장갑은 이정후가 지칠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 올해도 저걸 받으러 갈 수 있다'고 스스로 채찍질하는 계기가 된다.

9일 저녁 그의 집 현관에는 황금 장갑이 하나 추가된다.

이정후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수상자로 뽑혔다.

2년 차인 2018년부터 시작된 5년 간의 수상 행진이다.

이정후는 시상식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시즌을 치르다 보면 힘들고 (야구가) 잘 안 되는 시기가 오는데 그럴 때마다 엄마가 현관 앞에 진열해놓은 골든글러브가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된다"고 전했다.

이제 아버지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가 현역 시절 수집했던 6개의 골든글러브까지도 단 한 개만을 남겨놓게 됐다.

이정후는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수많은 아버지 트로피를 봐왔지만 제일 탐났던 것이 반짝이는 골든글러브였다"며 "계속 받을 수 있어 영광이고 이젠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상이 됐다"고 말했다.

'5년 연속 골든글러브' 이정후 "힘들 때마다 마음 다잡는 계기"
또 이날 수상으로 고(故) 장효조 전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이 보유한 외야수 골든글러브 최다 연속 기록(5년 연속·1983∼1987년)과 타이를 이뤘다.

'타격 천재'로 불리는 이정후는 장효조의 '타격의 달인' 별명을 언급하며 "대선배님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타격을 갈고 닦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제 국내 무대를 평정한 이정후는 좀 더 넓은 곳을 바라본다.

이정후는 해외 진출 가능성에 대해 "제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눈앞에 있는 일부터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목표를 갖고 열심히 하다 보면 내년 이 시기 제게 좋은 소식이 들려오지 않을까 싶다"며 "캠프부터 준비를 잘해서 내년 시즌이 끝나고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솔직하게 야심을 드러냈다.

구단과 구체적으로 얘기했냐는 질문엔 "시상식 때문에 고척을 자주 못 갔는데 슬슬 얘기해봐야 할 것 같다"며 "선배들의 사례가 있기 때문에 제 생각을 잘 들어주실 것"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