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원 "찰떡궁합 세혁이 형…다음에 만나면 삼진 잡을 것"
2022시즌 KBO리그 신인상의 주인공 정철원(23·두산 베어스)은 남다른 입담을 자랑한다.

신인으로 수많은 시상식에 다니면 피곤할 법도 한데, "원래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고 인터뷰도 자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할 정도다.

8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2 뉴트리디데이 일구상'에서도 신인상을 하나 추가한 정철원의 유쾌한 말솜씨는 여전했다.

정철원은 올해 내내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던 박세혁(32)을 겨냥해 "돈 많이 받고 좋은 곳으로 가셨으니 이제 세혁이 형의 볼 배합과는 반대로 던져서 삼진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 주전 포수였던 박세혁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4년 총액 46억원의 조건으로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정철원은 "세혁이 형과는 올해 많은 경기에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다.

경기하면 할수록 형과 저의 생각이 맞아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1년이긴 하지만 세혁이 형과 워낙 잘 맞아서 '형이 아니면 못 던지겠다'는 생각까지 했었다"고 털어놨다.

정철원 "찰떡궁합 세혁이 형…다음에 만나면 삼진 잡을 것"
이심전심의 호흡을 자랑했지만, 정철원은 시즌 중에 박세혁의 사인에 딱 한 번 고개를 저었다고 한다.

그는 "뭣도 모르고 고개를 저었다.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지만, 마운드에서 던지면 던질수록 포수가 그런 사인을 내는 이유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된 한 해였다"고 했다.

박세혁과 헤어진 정철원은 이제 대한민국 현역 최고의 포수인 양의지(35)를 안방마님으로 맞이한다.

양의지는 최대 6년 총액 152억원짜리 초대형 FA 계약으로 4년 만에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정철원 "찰떡궁합 세혁이 형…다음에 만나면 삼진 잡을 것"
양의지와는 처음 호흡을 맞출 정철원은 "확실하게 제가 던지고 싶은 게 있다면 마찬가지로 (사인을 거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잠시 후 "양의지 선배는 리그 최고의 포수니까 글러브만 보고 던질 생각"이라고 태세를 전환했다.

올해 정철원은 58경기에 등판해 72⅔이닝을 던져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으로 두산의 전천후 필승조로 활약했다.

너무 많이 던져서 내년 시즌이 걱정된다는 말을 의식한 탓인지 그는 "시즌 끝나고 병원에서 팔 상태를 검진했더니 좋은 상태라더라. 건강하게 어머니 밥 잘 먹고 내년을 위해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