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2030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유치를 원한다고 밝혔다가 하루 만에 "공식 유치안은 아직 안 냈다"고 물러섰다.사우디아라비아 관광부는 3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공식적인 월드컵 유치안을 낸 적은 없다"고 밝혔다.이는 전날 2030 월드컵 공동유치를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아흐마드 하티브 사우디아라비아 관광부 장관의 발언을 번복한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하티브 장관은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그리스, 이집트와 공동 유치를 고려 중이다.우리의 제안이 최종적으로 선택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분명히 3국은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할 것이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며 "대회가 열릴 즈음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첨단 경기장과 팬존을 건설할 것이라 본다"고 했다.앞서 지난 9월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집트, 그리스와 2030 월드컵 공동 개최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이집트 국영 신문 '아크바르 엘윰'도 자국 담당 부처가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 중이라 보도했는데, 이번에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도 이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그러나 하티브 장관의 발언이 나온 지 하루 만에 관광부가 아직 공식 유치에 도전하지는 않았다고 밝히며 당국이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양새다.관광부는 트위터에서 "비전 2030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스포츠, 관광 장려를 위해 항상 여러 대형 스포츠 행사 개최를 고려하고 있다"고만 알렸다.비전 2030이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2016년 발표한 경제·사회 개혁 프로젝트로, 국가 경제에서 석유 산업 비중을 낮추는 게 골자다.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그리스의 공동개최안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의 지지를 포괄할 수 있어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있다.다만 이 3국이 2030년 대회를 공동 개최하면 이번 카타르 대회에 이어 또 한 번 '겨울 월드컵'을 치를 가능성이 높은데, 해당 시기 대부분 프로축구가 한창 진행 중인 유럽의 반대가 예상된다.남미에서도 우루과이, 칠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4국이 2030년 월드컵 공동 유치를 원하고 있다.이들 국가는 1930년 초대 우루과이 대회에서 딱 100년 후 열리는 행사인 만큼 '대회 발원지'인 남미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아울러 이미 월드컵을 개최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스페인, 포르투갈도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끌어들여 '3국 유치안'을 발표했다.최근 러시아와 전란 중인 우크라이나의 합류로 축구가 평화를 가져온다는 상징적 명분을 확보할 심산으로 풀이된다.다만 이를 추진한 안드리 파벨코 우크라이나축구협회 회장이 최근 인조잔디 공장 건설과 관련된 돈세탁과 사기 등 혐의로 체포되며 공동 유치안도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연합뉴스
아디다스가 포르투갈 대표팀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골을 재차 확인했다.지난 29일(한국 시각)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우루과이전에서 1-0으로 앞서가는 선제골의 주인공이 되는 듯했다.후반 9분 브루누 페르난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올려준 크로스를 헤더를 시도했고, 공은 그대로 골문을 통과해 호날두의 골로 인정됐다. 이로써 그가 '전설' 에우제비우와 포르투갈 월드컵 최다 득점자가 되는가 했다.하지만 골 상황을 확인 결과 호날두의 머리에 맞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린 FIFA는 잠시 후 페르난드스의 득점으로 정정했다. 포르투갈은 이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해 16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호날두는 넣지도 않은 골에 포효해 비웃음을 샀다.호날두는 이날 종료 휘슬 후에도 자기 이마에 공이 닿았다고 계속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호날두와 절친한 영국 출신 방송인 피어스 모건은 호날두가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호날두가 공이 이마에 닿았다고 했다. 페르난드스도 그 사실을 인정했다"며 호날두의 골로 정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29일(한국 시간) 영국 매체 '스포츠 바이블'은 "포르투갈 축구협회가 우루과이전에 나온 골이 브루노 페르난드스가 아닌 호날두의 것임을 인정받기 위해 FIFA에 증거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포르투갈 매체 노치시아르 아우 미누투는 "호날두가 자신의 득점을 인정하지 않은 FIFA에 대해 분노했다"며 "호날두는 우루과이전이 끝난 후 대표팀 동료에게 '볼이 나를 접촉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아디다스는 30일 성명을 통해 "자사가 제조한 공인구 '알 리흘라(Al Rihla)'에 내장된 기술을 사용하여 호날두가 공에 접촉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할 수 있다"면서 "측정 결과 (호날두의 헤딩 시도에) 진동이 없었다. 공 내부의 센서를 사용하면 매우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아디다스가 공개한 공의 진동 그래프를 보면 페르난드스가 호날두의 머리를 겨냥하고 올려준 크로스 순간에는 큰 진폭을 그린다. 그러나 호날두가 머리를 갖다 댄 순간, 진동 그래프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반자동 오프사이드 기술을 위해 사상 최초로 전자장치를 내장한 공인구 '알 리흘라' 덕분이다.일각에서는 호날두가 특유의 '호우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도 자신의 골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경기 후 페르난드스는 누구의 골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호날두를 감쌌다. 그는 "호날두가 공을 건드렸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에게 공을 건네줬다"면서 "중요한 건 우리가 매우 힘든 상대를 꺾었다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호날두는 경기 후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일본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2회 연속 16강 진출에 도전한다.일본은 12월 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 스페인과 경기를 치른다.1승 1패를 기록 중인 일본은 이날 스페인과 최소한 비겨야 16강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E조에서는 스페인이 1승 1무, 일본과 코스타리카 1승 1패, 독일 1무 1패로 혼전 양상이다.네 팀 모두에 16강 진출 가능성이 남은 가운데 일본은 이날 스페인에 패할 경우 탈락이 확정된다.비기면 같은 시간 열리는 독일과 코스타리카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거나, 독일이 이기되 한 골 차로 승리한 뒤 일본과 다득점을 따지는 상황이 돼야 일본에 16강 희망이 생긴다.물론 일본이 스페인을 꺾으면 16강에 자력으로 오를 수 있다.만일 일본이 이번 대회 16강에 진출하면 AFC 소속 국가로는 최초로 월드컵 2회 연속 16강에 오르게 된다.월드컵이 조별리그 후 16강 토너먼트 체제로 열리기 시작한 1986년 이전에는 AFC 국가가 2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사례가 없었고,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로는 2회 연속 16강에 오른 AFC 국가가 나오지 않았다.AFC 소속 국가들의 16강 진출 사례는 사우디아라비아(1994년), 한국(2002년·2010년), 일본(2002년·2010년·2018년) 등 3개 나라가 전부다.일본은 이번 대회 1차전에서 '전차 군단' 독일을 2-1로 꺾고 상쾌하게 출발했으나 코스타리카와 2차전에서 0-1로 덜미를 잡혔다.스페인을 상대로 비기더라도 독일이 코스타리카를 2골 이상 이기면 탈락하는 만큼 일본으로서는 스페인전 승리가 사실상 유일한 '16강 해법'이다.또 일본은 아시아 국가의 월드컵 본선 최다승 기록에서도 한국과 경쟁 중이다.한국과 일본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2차전까지 나란히 6승으로 AFC 국가 가운데 가장 많은 승수를 챙겼다.한국이 6승 10무 20패, 일본은 6승 5무 12패를 각각 기록 중이다.이번 대회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은 포르투갈, 일본은 스페인 등 유럽의 강호들과 경기를 남겨 승수 추가 가능성은 크지 않은 편이다.1차전에서 일본에 일격을 당한 독일은 스페인과 2차전에서 0-1로 끌려가다 1-1 무승부를 거뒀고, 이날 코스타리카를 꺾으면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F조의 FIFA 랭킹 2위 벨기에는 지난 2018년 러시아 대회 준우승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16강 진출에 도전한다.모로코와 2차전에서 0-2로 패배, 1승 1패를 기록 중인 벨기에는 이날 크로아티아를 이겨야 16강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크로아티아와 모로코는 나란히 1승 1무다.모로코는 이미 탈락이 확정된 캐나다와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르기 때문에 벨기에로서는 크로아티아를 이겨야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팀 내 불화설마저 나도는 가운데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는 29일 기자회견에서 "내부 문제는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