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K 셋톱이나 직수 안테나 필요해 시청자 불만 고조…재송신 비용 문제
[월드컵] 대목인데 IPTV·케이블로는 요원한 UHD 중계
"IPTV가 전송하는 월드컵 중계는 UHD(초고해상도·Ultra High Definition)가 아닌 것 아시는지? 자막은 UHD라고 나와서 다들 그런 줄 알겠지만…."
50대 사업가 황모 씨는 2022 카타르 축구 월드컵 대목을 맞아 UHD TV로 초고화질 중계를 즐길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황씨는 29일 "셋톱박스를 최신형으로 바꾸거나 비싼 요금제에 가입하면 되는 줄 알았지만, 고객센터에 물어보니 원래 IPTV가 전송하는 중계는 UHD 화질이 아니라고 하더라"고 푸념했다.

국내에서 월드컵 중계를 UHD 화질로 보려면 4K 셋톱을 갖추거나, 지상파 안테나로 수신하거나, 실내 UHF 안테나로 직접 수신하는 방법뿐이다.

황씨는 "케이블과 IPTV 전송은 UHD 화질이 아닌데 상단 자막에만 UHD라고 나오니 다들 UHD인 줄 착각한다.

요금제도 UHD라면서 더 비싸게 받지만, 사실은 UHD가 아닌 풀(Full high)HD다.

대국민 사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황씨의 지적은 모든 IPTV와 케이블 업체에 해당한다.

지상파에서 UHD 중계 영상을 송출하더라도 이용자 TV에 UHD 기능이 있고, 케이블 또는 IPTV에서 송출을 지원하는 두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춰야 이용자가 온전한 UHD 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문제는 재송신 비용이다.

시청자 대부분은 지상파를 케이블 또는 IPTV 등 유료방송을 통해 시청하는데, 지상파는 UHD를 직접 수신 방식으로만 제공한다.

케이블이나 IPTV를 통해서도 UHD를 제공하려면 재송신 비용을 더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데, 유료방송 업계는 그런 부담을 더 지고 싶어하지 않는다.

'말로만 UHD'라는 비판은 UHD 서비스 개시 후 꾸준히 제기됐지만, 지상파와 유료방송 업계 간 협의는 요원한 상황이어서 단기간 해소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IPTV방송협회 관계자는 "우리는 플랫폼 사업자이기 때문에 지상파가 보내는 영상을 재가공하거나 화질을 조정할 수 없고 바로 토스하게 돼 있다.

이용자가 4K 셋톱 또는 직수 안테나를 써야 한다"며 "아무래도 아직 과도기"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