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 부담에 부상 악재까지…돌아온 김명관 "이젠 보여줘야죠"
"긴장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연습 때처럼만 하려 했습니다.

"
현대캐피탈 세터 김명관(25)은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우리카드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 2년간 자신을 중심으로 진행됐던 '리빌딩'의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시점에서 불운한 부상까지 겹치면서 심적인 불안감이 있었을 터다.

2020년 11월 13일 현대캐피탈이 국가대표 센터 신영석과 세터 황동일, 레프트 김지한을 한국전력으로 내보냈던 3대 3 트레이드의 중심에는 김명관의 영입이 있었다.

그러나 그를 필두로 한 리빌딩의 후폭풍은 생각보다 거셌고, 현대캐피탈은 2020-2021시즌 6위, 2021-2022시즌 7위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렇기에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명관의 투지는 불타올랐지만, 개막 직전 왼쪽 발목 부상이 그를 붙잡았다.

결국 개막 이후 8경기 동안 스타팅 멤버로 뽑히지 못한 채 세터 이원중의 백업으로서 웜업존을 지켜야만 했다.

김명관은 "코트 밖에 있을 때 생각이 많았다"며 "어떻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을 하며 밖에 있었다"고 담담히 돌아봤다.

그리고 이날 9경기 만에 선발 기회를 잡은 김명관은 세트 점수 3-0(25-20 25-19 25-20) 완승을 견인했다.

팀의 3연패 사슬을 끊었다는 점에서 값진 승리였다.

높은 세트 성공률(61.4%·57개 중 35개)을 올리며 우리카드 세터 황승빈(51.3%·39개 중 20개)과의 맞대결에서 웃었다.

오레올 까메호(등록명 오레올) 16점, 허수봉 15점 등 양 날개를 균형 있게 활용하는 등 처음 호흡을 맞춰보는 오레올과도 유기적인 모습이었다.

김명관은 "오레올이 '내가 집중할 때 인상을 쓰는데 무서워하지 말고 편하게 플레이하라'고 말해줬다"며 끈끈한 팀워크를 과시했다.

장신 세터(195㎝)인 김명관의 높이는 블로킹 수비와 과감한 공격을 앞세운 현대캐피탈에 소중한 자원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선 오픈 공격을 4번 시도했다.

곧바로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더라도 세터가 언제든지 직접 공격에 가담할 수 있다는 점은 상대 팀의 허를 찌를 수 있는 무기다.

스타팅 멤버 자격을 입증한 김명관은 이제 현대캐피탈의 시즌 초반 돌풍을 이어가기 위해 전력투구를 할 참이다.

김명관은 "팀이 안정화한 것 같다고 느껴진다.

작년보다는 불안함이 덜하다"고 시즌 초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번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채찍질했다.

리빌딩 부담에 부상 악재까지…돌아온 김명관 "이젠 보여줘야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