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 흔들렸던 애플러 "너무 흥분했었다…오늘은 차분하게"
8일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6차전 선발로 출격하는 타일러 애플러(29·키움 히어로즈)는 엿새 전 뼈아픈 기억을 마음에 되새기며 마운드에 오른다.

지난 2일 SSG 랜더스와 KS 2차전에서 애플러는 5이닝 동안 6피안타(1홈런) 5실점(5자책점)을 남기고 패전투수가 됐다.

특히 경기 초반 제구 난조를 보이며 선취점을 허무하게 내줬다.

애플러는 1회 말 추신수와 최지훈에게 연이어 안타를 맞은 뒤 최정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진 타석에서도 제구는 계속 흔들렸고, 후속타자 한유섬은 배트 한번 휘두르지 않고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냈다.

이후 SSG는 후안 라가레스와 박성한의 내야 땅볼로 주자를 차례로 홈으로 불러들였고, 1회부터 3-0으로 달아나 키움의 기선을 제압했다.

7일 KS 5차전이 열리기에 앞서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애플러는 당시를 떠올리며 "투심 패스트볼이 생각보다 많이 휘어서 제구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평소보다 흥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애플러는 "안타는 6개를 맞았는데 점수는 5점을 내줬다"며 "이번 경기에선 볼넷을 최대한 줄이고 좋은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올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그러면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잘 던졌던 경기를 돌이켜보면 최대한 흥분을 자제했고 차분히 던졌었다"며 "내일도 평소처럼 차분히 던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는 준플레이오프(준PO)와 PO를 거쳐 KS에 올라오기까지 3경기 14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1.29로 놀라운 호투를 선보였다.

그래서일까.

애플러에게선 '근거 있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그는 "아무리 전력이 약해도 그날 누가 이길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우리가 긴장하지 않고 평소 하던 대로 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경기가 시리즈 최종전이 될 수 있다는 압박을 느끼냐는 취재진 질문에도 의연하게 답했다.

"압박감도 일종의 특권"이라고 운을 뗀 애플러는 "한국에 와서 야구를 한다는 상황 자체가 너무나 감사하다.

긴장보다 즐거움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