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은퇴로 연봉 여유 생긴 롯데, FA 보강 예고
멈춰선 이대호의 '라스트 댄스'…롯데, 5년 연속 PS 탈락
은퇴 시즌이라고 믿기 힘든 맹활약을 이어간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의 마지막 꿈이 결국 물거품이 됐다.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3-9로 패배한 롯데는 남은 2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포스트시즌(PS) 탈락이 확정됐다.

이대호는 이 경기에서 5회 시즌 23호 2점 홈런을 때리며 은퇴 시즌 100타점을 채웠지만, 팀 패배를 막을 수는 없었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한 건 5년 전인 2017년이다.

당시 롯데는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치고 짧게나마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 3경기를 치렀다.

이후 롯데는 2018년 7위, 2019년 최하위를 거쳐 2020년 7위, 2021년 8위에 그쳐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마저 탈락하면서, 5년 연속 가을야구 없는 쓸쓸한 가을을 보낼 처지가 됐다.

2017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으니, 롯데는 최근 10시즌 가운데 딱 1시즌만 가을야구를 경험한 셈이다.

멈춰선 이대호의 '라스트 댄스'…롯데, 5년 연속 PS 탈락
이번 시즌 시작에 앞서서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는 은퇴를 선언했다.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뛸 때는 일본 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던 이대호는 정작 KBO리그에서는 한 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롯데는 1999년이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이었고, 이대호는 2001년 롯데에 입단했다.

이대호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소원이 있다면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뛰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 한때 타격 1위를 차지하는 등 이대호는 그라운드에서 마지막 불꽃을 화려하게 태웠지만, 결국 후배들은 선배의 간절함에 응답하지 못했다.

팀의 상징인 이대호를 떠나보내는 롯데는 겨울 동안 새판 짜기에 들어간다.

2019년 부임 이후 롯데의 팀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나선 성민규 단장은 지난 9월 재계약에 성공했다.

부임 이후 3시즌 동안 롯데는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구단은 꾸준히 팀 총연봉을 줄여 온 성 단장에게 '리빌딩'을 완성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성 단장의 재계약으로, 2023시즌까지 팀을 맡기로 한 래리 서튼 감독 역시 마지막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롯데는 2019년 개막 엔트리 기준으로 평균연봉 1위를 기록할 만큼 덩치가 큰 구단이었다.

멈춰선 이대호의 '라스트 댄스'…롯데, 5년 연속 PS 탈락
팀 성적은 안 나오는데 고액 연봉 선수는 즐비한 비효율적인 구조였고, 성 단장은 몸집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

올해 연봉 8억원을 받았던 이대호마저 떠나면서, 롯데의 내년 시즌 연봉 지출은 한결 여유가 생겼다.

이 말은 곧 롯데가 돌아올 FA 시장에서 '큰 손'으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올 시즌 롯데가 가장 큰 약점을 노출한 포지션은 포수였다.

정보근과 지시완, 안중열, 강태율 등 4명의 선수가 번갈아 가며 기회를 얻었지만, 누구도 한 팀의 주전 포수다운 성적을 내지 못했다.

마침 올 시즌을 끝으로 양의지(NC)와 박동원(KIA 타이거즈), 유강남(LG 트윈스), 박세혁(두산 베어스), 이재원(SSG 랜더스)까지 5명의 주전급 포수가 대거 FA 시장에 나온다.

롯데는 일단 외부에서 포수를 영입한다는 구단 내부 방침은 정했고, 어떤 선수를 영입할지 여러 변수를 놓고 고심을 이어간다.

게다가 이대호가 빠진 타선 공백도 채워야 한다.

5년 연속 '가을 야구'를 못하는 롯데는 '영구 결번 10번'을 남기고 떠나는 이대호와 작별을 곱씹을 여유도 없이, 수많은 숙제를 떠안고 스토브리그 밑그림 그리기에 나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