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 떠난 가드진에 "속공·수비 강조"…"알바노, 굉장히 우수"
이상범 DB 감독 "공격 리바운드 많이 내줘"
'36점 원맨쇼' 아노시케에 서동철 감독 "팀플레이 득점 필요"
컵대회를 기분 좋게 시작한 프로농구 수원 kt의 서동철 감독은 혼자서 '2인분'을 한 이제이 아노시케의 활약을 반기면서도 조금 더 팀플레이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드러냈다.

서동철 감독이 이끈 kt는 2일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2 MG 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 원주 DB를 접전 끝에 88-84로 꺾었다.

외국인 선수 중 랜드리 은노코가 컨디션 문제로 출전 명단에서 빠진 가운데, 아노시케가 혼자서 35분간 36점 14리바운드를 잡아내며 2인분을 했다.

특히 경기 막판에 3점 두 방을 터뜨린 데다가 종료 13초 전 덩크까지 꽂아 넣으며 승부의 쐐기를 직접 박았다.

서 감독은 "사실 은노코가 부상으로 인해 2주가량 훈련을 못 뛰었다.

아노시케가 혼자 뛰는 바람에 본래 승패보다는 전력 점검에 중점을 두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선수들이 이기려는 의지가 너무 강했다.

나도 점점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져서 몇몇 선수들이 출전 시간을 많이 가져가게 됐다"고 돌아봤다.

아노시케의 활약을 놓고 서 감독은 "아노시케의 1대1 공격에 너무 의존했다"며 "선수들과 함께 득점이 나와야 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는 상무로 입대한 허훈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났다.

허훈이 팀을 이끌 때 자주 선보이던 2대2 공격을 지휘할 공격력 있는 핸들러가 없어, 대부분의 공격이 포워드의 컷인이나 아노시케의 1대1 공격에 의존하게 된 것이다.

정성우(5점), 박지원(5점), 최성모(4점) 등이 돌아가면서 핸들러로 나섰지만, 세 선수의 득점 총합이 지난 시즌 정규리그 허훈의 평균 득점(15점)에 미치지 못했다.

'36점 원맨쇼' 아노시케에 서동철 감독 "팀플레이 득점 필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서 감독은 새 시즌 '속공'을 강조했다고 했다.

지공 시 핸들러 공백을 최소화하고 빠른 공격에 능한 박지원 등의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서 감독은 "가드진에서 득점이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지만 속공이 늘면 가드진 득점 비중이 늘어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 시즌 가드진에 수비에서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서 감독은 "정성우가 오늘 슛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수비에서 중심을 잘 잡아줬다.

새 시즌 가드진에 공격보다도 강력한 수비를 더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첫 공식전을 치른 상대 필리핀 선수 이선 알비노를 향해 "부담이 될 정도로 능력이 뛰어나다"며 "정규리그 때 알바노를 어떻게 막을지 고민이 된다.

굉장히 우수한 선수 같다"고 칭찬했다.

알바노는 이날 27분을 뛰면서 13점 5어시스트 4리바운드를 올렸다.

이상범 DB 감독도 알바노의 경기력을 놓고 "내가 보기에는 나쁘지 않다"며 "나름대로 잘 해줬다"고 호평했다.

접전 끝에 경기를 내준 이 감독은 "선수들이 나름대로 열심히는 해줬는데, 공격리바운드를 많이 허용한 점은 아쉽다"며 "열정 부분에서 밀렸다"고 돌아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