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 감독 "남자 테니스 '빅4' 중 톱은 페더러…완벽한 선수"
이형택 감독은 16일 전화 인터뷰에서 "페더러와는 윔블던과 몬테카를로에서 해봤다"고 마치 최근의 일처럼 기억했다.
이형택 감독은 현역 시절 2003년 윔블던 1회전, 2007년 몬테카를로 마스터스 16강에서 페더러와 만나 0-3(3-6 3-6 6-7<2-7>), 0-2(4-6 3-6)로 졌다.
그는 남자 테니스의 '빅4'로 불리는 라파엘 나달(스페인)과도 두 차례 상대했고, 앤디 머리(영국)와는 1승 1패로 맞섰다.
이 감독은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경기한 적은 없지만 독일에서 훈련을 같이했었다"고 말했다.
15일 은퇴 의사를 밝힌 페더러와 경기에 관해 묻자 이 감독은 "바둑을 둘 때 내가 어디에 둘지 상대가 아는 것 같을 때가 있지 않으냐"며 "페더러가 바로 그런 식으로 내가 공을 어디로 칠지 다 파악하고 있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사실 저도 그렇지만 같은 시대 활약한 선수들이 모두 페더러와 경기 자체를 영광으로 생각했다"며 "테니스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테니스를 알린 선구자와 같은 존재였다"고 평가했다.
다른 '빅4' 선수들과 기량 비교를 부탁하자 이 감독은 "페더러는 스윙이 교과서처럼 깔끔하고 모든 샷이 흠잡을 데가 없다"며 "테니스 센스나 스타일까지 완벽한 페더러가 톱"이라고 답했다.
7월 창단한 오리온 테니스단 초대 사령탑에 선임된 이 감독은 "사실 은퇴라는 게 언젠가는 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다른 선수도 아닌 페더러의 은퇴에 아쉬운 마음이 든다"라고 말했다.
페더러는 2018년 호주오픈 준결승에서 정현을 꺾는 등 정현을 상대로도 2전 2승을 기록했다.
한국 선수가 남자 테니스의 '빅4'를 상대로 이긴 것은 이형택 감독이 2007년 US오픈 3회전에서 머리를 3-1(6-3 6-3 2-6 7-5)로 물리친 것과 정현이 2018년 호주오픈 16강에서 조코비치를 3-0(7-6<7-4> 7-5 7-6<7-3>)으로 제압한 사례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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