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쐐기 투런포'로 웃은 kt 신본기 "내야 어디서든 제 몫 하겠다"
신본기는 1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경기에 8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9-5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5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 이후 7일 만에 안타와 타점을 기록하며 모처럼 제 몫을 해냈다는 뿌듯함에 신본기는 경기 뒤 더그아웃에서 연신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무엇보다 그를 의기양양하게 한 것은 9회초 팀 승리에 쐐기를 박는 2점 홈런이었다.
SSG 구원 투수 최민준의 초구 슬라이더가 한가운데로 몰리자 신본기는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려 공을 왼쪽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9회까지 7-5, 2점 차로 SSG에 쫓기던 kt는 신본기의 홈런 한 방에 승리를 결정짓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신본기는 "오랜만에 선발로 출전해 많은 타석을 소화하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직구를 노리고 타석에 들어갔는데 직구와 비슷한 타이밍의 슬라이더가 들어와 홈런을 칠 수 있었다"고 홈런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5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311일 만에 홈런 맛을 본 신본기는 "제가 홈런 타자는 아니기 때문에 정타를 치자는 생각만 했었다"면서 "다만 좋은 타이밍에만 맞으면 장타가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kt로 이적한 신본기는 롯데 시절부터 유격수가 주포지션이지만, 최근에는 2루수 역할을 자주하고 있다.
주전들의 줄 부상으로 kt 내야수에 공백이 발생하면서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11년 차 베테랑 선수로서 불만이 있을 만도 하지만 신본기는 팀을 먼저 생각했다.
신본기는 "유격수가 주포지션이지만 kt 이적 후엔 아무래도 2루나 3루로 출전 기회가 더 많아져서 이제는 딱히 수비 부담은 못 느낀다"며 "내야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수비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kt로 팀을 옮기면서 다양한 내야 수비를 책임지는 역할이 저한테 주어진 것 같다"며 "제가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주전급 활약을 하면 팀에게도 좋은 영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해 1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신본기는 5월까지 타율 0.143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동안 퓨처스리그에서 뛰어야 했다.
5월 24일부터 7월 21일까지 약 두 달간 퓨처스에서 타격을 재정비한 신본기는 복귀 후 7월 8경기에서 17타수 7안타(0.412)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8월 들어 10타수 1안타로 타격 하락세가 잠시 찾아왔지만 이날 경기에서 3안타를 기록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신본기는 퓨처스에서의 두 달이 느슨했던 자신에게 큰 자극제가 됐다고 한다.
그는 "욕심을 너무 내다보니 시즌 초반에 안 좋았던 것 같다"면서 "퓨처스에서 2달간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남은 시즌 동안에는 좀 더 긍정적으로 경기에 출전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신본기는 "주전 경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좀 긍정적인 마인드로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며 "욕심을 가지면 아무것도 안 된다.
1군 무대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본기의 활약에 3연패에서 벗어난 kt 이강철 감독도 오랜만에 경기 뒤 웃었다.
이 감독은 "모든 선수가 상대 에이스 투수를 맞아 집중력을 보여줬다.
연패를 끊기 위해 모두 노력해줬다"며 "특히 신본기가 중요할 때마다 달아나는 점수를 뽑아주며 공격과 수비에서 맹활약했다"고 칭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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