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덴코, 조국 우크라이나 위해 NBA 챔피언 반지 경매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에서 뛰었던 슬라바 메드베덴코(43)가 전쟁 중인 조국 우크라이나를 위해 챔피언 반지를 경매에 내놨다.

AP 통신은 25일(한국시간) "메드베덴코가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NBA 챔피언 반지 두 개를 판매한다"고 보도했다.

파워포워드였던 메드베덴코는 2000-2001시즌 레이커스에 입단했고, 2001년과 2002년 코비 브라이언트, 샤킬 오닐 등과 함께 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기여했다.

경매 업체 'SPC 옥션스'는 반지 낙찰액을 메드베덴코의 '플라이 하이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학교의 스포츠 인프라를 복원하고, 스포츠클럽 네트워크를 구축해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지원하는 게 목표다.

경매는 8월 5일까지 진행되며, 경매 업체에서는 반지 두 개 모두 최소 10만달러(약 1억 3천만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메드베덴코는 AP통신을 통해 "러시아군이 100개 이상의 학교를 폭격했기 때문에, 체육관을 복원하려 한다.

학교를 고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다.

우크라이나에는 겨울이 있고, 아이들은 실내에서 놀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의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것을 보며 경매를 결심했다는 그는 "'그저 금고에만 보관할 거라면 반지가 내게 왜 필요한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고, 리더십을 보여주고 우크라이나인들과 아이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돕기 위해 반지를 팔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16세와 11세 딸, 10세 아들을 둔 메드베덴코는 2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자 아이들을 할머니가 사는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으로 보냈고, 자신은 우크라이나 영토 방어군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우리는 이웃을 지키고 있다.

나는 최고의 군인이나 최고의 사수는 아니지만, 그들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AP 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덴코는 레이커스 동료였던 마크 매드슨, 루크 월튼과 연락을 취했으며, 이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포츠 장비 등을 보내기도 했다.

메드베덴코는 "레이커스 가족들은 항상 나를 돕는다.

그들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