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10회 승부치기에서 투수로 나선 '포수' 김민식에게 결승 스리런
2000년대생 최초로 미스터 올스타 영광
'포수 김민식' 공략한 '미스터 올스타' 정은원 "부담 컸다"
2018년 프로야구에 데뷔한 5년 차 젊은 내야수 정은원(22·한화 이글스)은 짧은 연차에도 올스타전과 인연이 깊다.

그는 데뷔 2년 차인 2019년에 감독 추천으로 처음 올스타전 무대를 밟았고, 2021년엔 팬 투표로 나눔 올스타 2루수 부문에 선정됐다.

2021년 올스타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열리지 않았지만, 그는 올해 감독 추천으로 다시 올스타전 무대에 서는 영광을 누렸다.

올스타전 단골손님 정은원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0 올스타전에서 '하늘의 기운'을 받고 가장 빛난 별이 됐다.

'포수 김민식' 공략한 '미스터 올스타' 정은원 "부담 컸다"
나눔 올스타 오지환(LG 트윈스)을 대신해 7회 수비부터 출전한 정은원은 3-3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승부치기 2사 2, 3루 기회에서 결승 우월 3점포를 쏘아 올리며 기자단 투표 만장일치로 생애 첫 미스터 올스타(MVP) 받았다.

정은원이 결승 홈런을 치기까지 많은 운이 따랐다.

상대 팀 드림 올스타 투수진에는 마무리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남아 있었지만, SSG 랜더스의 포수 김민식을 구원 투수로 투입했다.

정은원에 앞서 타석에 들어선 나눔 올스타 타자들은 드림 야수진의 호수비에 걸려 적시타를 치지 못했다.

나눔 올스타는 무사 1, 2루 기회에서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우전 안타를 쳤지만, 2루 주자 최형우(KIA 타이거즈)가 홈으로 들어가다 드림 우익수 최지훈(SSG)의 정확한 송구에 걸려 횡사했다.

후속타자 류지혁(KIA)의 내야 땅볼은 2루수 황재균(kt wiz)에게 걸렸다.

정은원은 3-3 동점 상황이 유지된 상태에서 타격 기회를 잡았다.

정은원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민식의 시속 134㎞ '느린 직구'를 잘 공략해 짜릿한 홈런을 터뜨렸다.

'포수 김민식' 공략한 '미스터 올스타' 정은원 "부담 컸다"
결승 홈런을 포함해 2타수 2안타 3타점으로 6-3 승리를 이끈 정은원은 MVP와 상금 1천만원을 받았다.

경기 후 정은원은 "상대 팀이 야수를 투수로 투입해서 못 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며 "첫 타석에선 별다른 생각이 없었지만, 승부치기에선 매우 떨리더라. 부담감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며 "뭔가 많은 운이 내게 따른 것 같다"며 웃었다.

정은원은 올스타전에서 받은 운을 정규시즌에서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팀 상황이 많이 안 좋은데, 올스타전을 계기로 자신감을 찾고 다시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

상금 1천만원을 어디에 쓸 것인지 묻자 "일단 팀원들에게 커피를 사고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나머지는 더 고민해보겠다"고 전했다.

2000년 1월 17일에 태어난 정은원은 2000년대생 최초 미스터 올스타 수상 기록도 세웠다.

그는 KBO리그 2000년대생 최초 홈런, 끝내기 안타, 100안타, 100볼넷, 골든글러브 수상 등 다양한 기록을 갖고 있다.

정은원은 생일이 빨라 동기들보다 한살이 어리고, 데뷔 초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 이런 기록을 다수 세울 수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