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재원 "투병 중인 할머니 생각하며 타격…힘내셨으면"
'잠실 빅보이'라는 애칭을 얻은 프로야구 LG 트윈스 이재원(22)은 이름을 특별하게 생각한다.

KBO리그에서 뛴 전·현직 선수 중 '재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선수는 총 9명이나 되지만, LG 이재원은 이름에 남다른 애착이 있다.

6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재원은 "내 이름은 친할머니가 직접 지어주셨다"며 "심을 재(栽), 근원 원(源)자를 쓰는데, 이는 무럭무럭 자라라는 뜻"이라고 소개했다.

이재원은 "아버지가 4남 1녀 중 장남이시고, 내가 장손"이라며 "할머니는 직접 이름을 지어주실 만큼 날 사랑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할머니의 바람처럼 튼튼하게 성장했다.

신장 192㎝의 이재원은 신체뿐만 아니라 야구선수로서도 발전을 거듭했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7번으로 LG에 입단한 이재원은 2년 연속 퓨처스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다.

할머니의 간절한 소망이 하늘에 닿은 것일까.

올 시즌엔 35경기에 출전해 홈런 8개를 몰아치며 남다른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기세를 끌어올린 이재원은 연일 할머니가 지어준 이름을 야구장 전광판에 아로새긴다.

수많은 관중은 할머니가 지어준 이재원의 이름을 연호한다.

그러나 손주의 성공을 누구보다 기원했을 할머니는 안타깝게도 이런 모습을 직접 보지 못한다.

이재원은 '요즘 할머니가 많이 좋아하시겠다'는 말에 "현재 할머니는 암 투병 중"이라며 "요즘 매우 편찮으셔서 야구장을 찾지 못하신다"고 했다.

그는 "요즘 투병 중인 할머니를 생각하며 매 타석에 들어가고 있다"며 "손주가 홈런을 치는 모습을 보시고 힘내셨으면 좋겠다"고 할머니의 쾌유를 바랐다.

이재원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