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감독, SSG 벤치 찾아 "어떻게 하면 연장전서 잘하느냐" 질문 세례
김원형 SSG 감독, 첫 우천 취소에 반색…"장마가 장마다워야죠"
예보대로 오후 4시부터 다시 빗줄기가 거세지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곧이어 경기 감독관의 경기 취소 소식이 전해지자 김 감독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 SSG랜더스 필드에서 23일 열릴 예정이던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는 전국에 내린 장맛비로 취소됐다.

지난 4월 정규리그 개막 후 한 경기도 안 쉬고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70경기를 치른 SSG에 더없이 반가운 비였다.

빗줄기가 소강상태를 보이던 때 그라운드에 나와 취재진과 경기 전 브리핑에 응한 김 감독은 "4시부터 비 예보가 있는데…"라며 하늘을 보다가 "이런 날은 (선수들 부상 위험도 커) 경기를 하는 게 싱숭생숭하다"며 내심 취소를 바랐다.

김원형 SSG 감독, 첫 우천 취소에 반색…"장마가 장마다워야죠"
취소가 확정된 뒤에 김 감독은 "개막 후 처음으로 우리 팀 경기가 우천 취소됐다"며 "장마가 장마다워야죠"라며 퍼붓기 내리기 시작한 비에 반색했다.

선두를 질주하다가 2위 키움 히어로즈, 3위 LG 트윈스에 쫓기는 신세가 된 SSG는 불펜 과부하로 휴식을 바랐다.

김 감독은 "경기가 취소되면 다음날 경기까지 준비해야 하는 선발 투수들은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지만, 우리 불펜 투수들은 좀 쉬어야 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곧 1군에 합류할 노경은과 문승원에게 큰 기대를 나타내며 문승원의 경우 불펜에서 1이닝씩 던질 예정이며 2∼3경기 편안한 상황에서 던진 뒤엔 필승계투조로 활약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브리핑이 열린 SSG 더그아웃에 김태형 두산 감독이 찾아와 취재진에 섞여 김원형 감독에게 질문을 하는 등 취소된 날에나 볼 수 있는 여유로운 장면도 연출됐다.

김원형 감독은 SSG 지휘봉을 잡기 전인 2020년 말까지 두산에서 투수코치로 김태형 감독을 보좌했다.

김태형 감독은 김원형 감독에게 "어떻게 하면 연장전에서 잘 할 수 있느냐", "그냥 이길 것이니 왜 연장까지 가서 이기느냐"며 볼멘 목소리로 질문해 폭소를 자아냈다.

전날 SSG는 두산에 5-3으로 앞서다가 9회초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고 연장에 접어든 뒤 연장 10회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두산을 6-5로 힘겹게 따돌렸다.

SSG는 올해 연장전에서 4승 3무 1패, 두산은 2승 1무 3패를 각각 거뒀다.

특히 두산은 SSG와 4차례 연장전을 치러 1무 3패로 밀렸다.

김태형 감독은 전날 연장 10회말 낙구 지점을 오판해 패배의 빌미를 준 좌익수 김재환을 두고 "몸이 아주 무겁다"며 "지명 타자로 출전해야 하는데…"라며 팀 사정상 쉴 기회를 주지 못하는 점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