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아들 캐디로 동반해 대회 나선 류현우, 이틀간 5언더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대회에 초등학생 아들을 캐디로 데리고 나선 류현우(41)가 연이틀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며 선전을 펼쳤다.

류현우는 17일 강원도 춘천의 남춘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전날 3언더파로 공동 17위에 올랐던 그는 이틀간 합계 5언더파 139타로 오후 4시 20분 현재 10위권에 자리 잡았다.

현재 국내 투어 시드는 보유하지 않고 일본 투어 선수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나선 류현우는 아들 다승(12) 군을 캐디로 동반해 나설 것을 예고해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다승 군은 류현우가 2009년 신한동해오픈에서 코리안투어 첫 우승을 차지하고서 그해 12월 결혼해 2010년 10월에 얻은 아들이다.

더 많은 승수를 쌓고자 지었던 태명이 그대로 이름이 됐다.

다승 군이 태어난 뒤 류현우는 국내와 일본 투어에서 3승을 더 올렸다.

어릴 때부터 캐디를 하고 싶다고 조르는 다승 군에게 류현우는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 시켜주겠다"고 약속하다가 이번 대회에 처음 동반했다.

1라운드를 마치고 "탈진했다.

발목이 정말 아프다"면서도 "아빠가 컷 통과를 하면 4일 내내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던 다승 군은 전날보다 훨씬 더워진 날씨 속에도 든든하게 아빠 곁을 지켰다.

다승 군은 골프를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캐디백이 실린 수레를 열심히 밀고 퍼트를 할 땐 함께 그린을 살피기도 하면서 '조금 더 세게 쳐라'는 식으로 조언도 건네고 있다.

2라운드를 마치고 만난 류현우는 "현재까지 성적이 나쁘지는 않지만, 등수는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2020년 KPGA 선수권대회 이후 모처럼 코리안투어 대회에 출전한 류현우는 아들과 함께 무난히 컷을 통과하고 주말 상위권 도약 가능성도 남겼다.

"아들이 옆에 있으니 공이 더 잘 맞는 것 같다"는 류현우는 "오늘 안개로 시작이 좀 지연되면서 오히려 쉬어가는 느낌이 들어 더 편했다.

경기는 어제와 비슷하게 치른 것 같다"고 자평했다.

류현우는 아들을 바라보며 "아들이 내일 퍼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내일 힘들다고 하면 제가 알아서 해도 되니 괜찮다"며 어깨를 다독였지만, 다승 군은 "내일도 할 수 있다.

빨리 푹 자고 잘 쉬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