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영, 롱코스 세계선수권 경영 종목 메달은 박태환뿐
황선우, 박태환 이후 11년 만의 메달 도전
3년 만에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황선우 '새역사 쓴다'
한국 수영이 3년 만에 열리는 2022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새 역사에 도전한다.

2022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18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다음 달 3일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최된다.

아티스틱스위밍 경기가 개회식 하루 전날인 17일 먼저 시작된다.

1973년 첫 대회 이후 올해로 19회째를 맞은 FINA 세계선수권대회는 2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최대 규모의 수영축제다.

올림픽 규격인 길이 50m의 롱코스에서 펼쳐지며 경영, 다이빙, 아티스틱스위밍, 수구, 오픈워터스위밍 종목이 함께 치러진다.

애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2020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된 뒤 그 여파로 한 해 미뤄진 2021 일본 후쿠오카 대회가 개최됐어야 한다.

하지만 올해 1월 일본 내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후쿠오카 대회는 내년 7월로 다시 연기됐고, FINA는 곧바로 부다페스트를 개최지로 선정해 올해에도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이로써 세계선수권대회는 3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직전 대회는 2019년 우리나라 광주에서 개최됐다.

3년 만에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황선우 '새역사 쓴다'
이번 대회에는 총 74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경영에서 42개로 가장 많은 금메달이 나오고 다이빙 13개, 아티스틱 수영 10개, 오픈워터 수영 7개, 수구 2개 순이다.

금메달 2개를 놓고 기량을 겨뤘던 하이다이빙 종목이 이번 대회에서는 치러지지 않아 3년 전 광주 대회보다 금메달 수는 2개가 줄었다.

이번 대회 모토는 '역사를 만들자'(Make History)이다.

우리나라도 선수 38명(경영 22명, 다이빙 5명, 아티스팅스위밍 3명, 오픈워터스위밍 8명)을 포함한 57명으로 선수단을 꾸려 새 역사를 쓸 채비를 마쳤다.

해외 파견 대회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물론 세계선수권대회는 '수영 변방' 한국에는 그리 호락호락한 무대는 아니다.

지금까지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걸어본 한국 선수는 모든 종목을 통틀어 경영 박태환, 다이빙 김수지(울산시청)뿐이다.

3년 만에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황선우 '새역사 쓴다'
박태환은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땄고 2011년 중국 상하이 대회 자유형 400m에서 다시 정상에 올랐다.

김수지는 광주 대회 때 여자 1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따 한국 다이빙 사상 세계선수권대회 첫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들에게는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 나서기조차 쉽지 않았다.

경영만 놓고 보면 1998년 퍼스 대회 남자 접영 200m에서 한규철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결승(7위)에 진출한 이후 5명만이 더 세계선수권대회 결승 물살을 갈랐다.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 대회 여자 배영 50m 이남은(8위)이 여자 선수로는 처음 결승에 올랐고, 이후 박태환이 등장하면서 한국 수영에 새 길이 열렸다.

박태환이 자유형 400m 챔피언 자리를 되찾은 2011년 상하이 대회에서는 남자 평영 200m에 출전한 최규웅(7위)도 결승에 올랐다.

3년 만에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황선우 '새역사 쓴다'
이후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박태환과 함께 안세현(울산시청), 김서영(경북도청)이 결승에 진출하는 새 역사를 썼다.

단일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종목에서 한국 선수가 세 명이나 결승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안세현은 여자 접영 100m와 200m에서 결승에 올라 접영 100m에서는 5위, 200m에서는 4위 자리를 꿰차 한국 여자 수영 선수로는 역대 최고 성적을 잇달아 갈아치웠다.

김서영도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개인혼영(200m) 종목 결승에 진출해 6위에 자리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서 4위, 자유형 200m에서 8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안방에서 열린 광주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경영에서는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2회 연속 6위에 오른 김서영을 제외하고는 결승 무대를 밟은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3년 만에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황선우 '새역사 쓴다'
부다페스트에서 한국 수영은 황선우(강원도청)를 앞세워 다시 큰 꿈을 꾼다.

광주 대회 계영 800m 멤버로 데뷔전을 치렀지만 개인종목에서는 처음으로 롱콩스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서는 황선우는 주 종목인 자유형 100m와 200m에 출전해 메달에 도전한다.

황선우는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였던 지난해 도쿄 대회에서 자유형 100m 5위, 200m 7위를 차지하며 세계 수영계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알렸다.

자유형 100m에서는 아시아기록 및 세계주니어기록(47초56), 자유형 200m에서는 한국기록 및 세계주니어기록(1분44초62)을 갈아치우며 세계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2021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1분41초60의 기록으로 자신의 메이저대회 첫 우승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2016년 대회 3관왕 박태환 이후 한국 선수로는 5년 만에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수확한 금메달이었다.

3년 만에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황선우 '새역사 쓴다'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온 황선우는 4월 말부터 6주 동안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지도자 이언 포프의 집중 조련을 받으며 돌핀 킥 등 기술적인 부분을 가다듬고 자신감을 더 키웠다.

이번 대회에서 자유형 200m의 경우 색깔의 문제이지 황선우의 메달 획득 가능성은 크다.

황선우는 대회를 앞두고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해 시상대에 오른 기분을 이번 롱코스 세계선수권에서도 느껴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한 바 있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서 단체전인 계영 400m와 800m, 혼계영 400m 엔트리에도 포함됐다.

이 가운데 개인종목 경기 일정 등을 고려하면 그동안 아시안게임 수영 단체전 첫 금메달을 목표로 준비해온 계영 800m는 출전이 유력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종목 단체전에서는 결승에 오른 적이 없지만, 이번에는 욕심을 내고 있다.

/연합뉴스